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25일 "용산기지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의 가족주택에 SOFA지위를 부여하기 위해 부지를 20만평 더 줬다"고 주장하며, 관련 문서를 공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가족주택 SOFA지위 인정위해 땅 20만평 기지내 편입"**
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가족주택 부지는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고, 'SOFA지위'도 부여할 수 없다. SOFA지위는 군인ㆍ군속ㆍ가족에 대해 형사재판권, 민사청구권, 출입국, 통관, 관세, 과세, 외환관리 상 혜택을 부여하고, 주한미군에 제공된 시설 및 구역에 대해 보안조치, 경비유지, 시설공여ㆍ반환, 구역공여ㆍ반환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 주한미군의 가족주택은 지위 부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 의원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미국측은 가족주택부지 20만평을 기존 기지에 붙여 조성해, 기지 경계를 확장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한국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요컨대 "이미 공여된 부지 안에 건물을 짓게 되면 SOFA지위를 받게 된다"는 조항을 이용해 부지를 늘리고 그 부지에 가족주택을 지어 SOFA지위를 인정받게 한 것이다.
2004년 5월27일자 '미군기지이전추진단 10차 대책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측은 "가족주택은 장기주둔에 필요한 소요 사항으로 기지 일부로 간주돼야 하고 SOFA지위 인정도 필요하다"고 우리측에 요구했다. 이에 우리측은 "SOFA지위 부여시 법적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약 20일 뒤 6월 17일에 열린 '미군기지이전추진단 12차 대책회의'에선 우리측 입장이 후퇴한다. 한국측은 "법적 근거 미비로 SOFA지위부여는 불가능하나 미측이 필요로 하는 경찰권 부여 방안 또는 부지 공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공여지 밖 경찰권은 별도 약정을 마련해 부여하거나 사유지에 대해 공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후퇴한다.
이어 6월21일 '이전기지 군인가족주택 지위문제'라는 외교부 내부검토문서에 따르면 미국측은 "가족주택부지 20만평을 기존기지에 붙여 조성하고 기지 경계를 확장함으로써 사실상 기지내에 편입되도록 해달라"는 방안을 제시했고, 한국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노 의원은 "땅 20만평 제공비용은 3백억원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땅을 수용당하는 수백 명의 농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청천벽력"이라며 "국민을 속이면서까지 미국과 뒷거래를 저지른 협상 팀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측은 "미측이 가족주택부지로 요구한 50만평, 30만평을 협상을 통해 20만평으로 줄였고, 이 부지도 미측에 공여하는 게 아니라 건물을 지어 임대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정부는 "미국이 관련 시설에 대한 경계 강화를 요청해 이전기지 내에 편입하도록 한 것이지, SOFA지위를 주기로 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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