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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장관, 열린우리당에 '금의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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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장관, 열린우리당에 '금의환향'?

한나라 "비료와 평양 티켓 맞바꾼 거 아니냐" 혹평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평양행 티켓을 거머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여느때 보다 밝은 표정으로 20일 친정인 열린우리당을 찾았다. 회담 성과 보고차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정 장관을 향한 격려가 쏟아졌지만, "성과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와 정 장관의 얼굴을 흐리게 했다.

***정동영 "모처럼 밝은 마음으로 보고드리게 돼 기뻐" **

정 장관은 이날 보고에 앞서 "내가 통일부를 맡은 이후 남북관계가 꼬이고 대화마저 막혀 송구스러웠는데 모처럼 밝은 마음으로 보고를 드리게 돼 기쁘다"며, 그동안 '부심'하던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신중한 접근으로 끊어졌던 다리가 드디어 이어졌는데 돌다리도 두드려 가는 신중한 자세로 남북관계의 정상적 복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움츠렸던 기간이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여당도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15차 남북장관급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남북 민간교류,협력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정치,군사 분야에서는 미약하다"며 "정치.군사 부분에 중점을 두고 남북장관급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을 통한 북핵해결이 북한에 유익하고 유일한 해법임을 강조해서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며 "북한은 핵문제를 미국과 해결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살려내기 위해서도 장관급회담에서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관급회담 공동보도문에서 북핵문제가 제외된 것과 관련해선 "북핵위기와 관련해 우리의 의사를 가감없이 명료하게 북한에 전달할 수 있었다"며 "북한도 매우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고, 북한의 정책결정에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메시지 전달이었다"고 해명했다.

***문희상 "7년 대한에 단비같은 소식" **

이어 회담의 성과와 정 장관의 노고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칭찬과 격려가 쏟아졌다.

문희상 당 의장은 "7년 대한에 단비가 내린 듯한 소식"이라며 정 장관을 향한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정세균 원내대표 역시 "10개월이 걸려 옥동자를 낳았다"며 "그간 정부 당국의 노력과 걱정에 대해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회의 시작 전에는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이 정 장관에게 다가가 "저녁 무렵 공동보도문이 나왔다는 속보를 보고 드디어 됐구나 하는 마음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격려한 뒤 "평양행은 내가 수행할 테니 나도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고, 김희선 의원도 "10개월 만에 대화가 재개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정 장관의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이에 정 장관은 "다른때 같았으면 피곤해서 일어나기 힘들었을 텐데 오늘은 새벽부터 눈이 번쩍 뜨이더라"고 화답했다.

*** 유시민 "성과는 장관이 북한 다녀와 봐야 알겠다" **

이처럼 회담의 성과와 정 장관의 노고에 대한 여당의 평가는 찬사 일색이었지만 유시민 상임중앙위원만은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유 위원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북핵문제와 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에 대해 더 많은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정부가 이뤄낸 성과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정 장관은 "협상 당사자들이 전면에 나서기 힘드니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은 회의에 앞서 정 장관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어제 자정 뉴스를 보고 회담에 성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아내와 밤새 토론을 하느라 잠을 못잤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정 장관이 애써 웃어 보이며 "그래서 누가 이겼냐"고 묻자, 유 위원은 "결론을 못 냈다. 정 장관이 북한에 갔다 와야 알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

유 위원은 "차관급 회담도 회담이지만 북미간의 대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오히려 뒤늦게 알려진 북-미 채널간 대화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한나라 "정동영 방북과 비료지원 맞바꿨나"**

한나라당의 평가도 '짰다'. 한나라당은 회담의 소기의 성과를 일부분 인정하면서도 "대북 통로가 뚫렸다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혹평했다. 특히 "특정 정치인의 방북과 비료 지원을 맞바꾼 것 아니냐"며 지나치게 평양행에 '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 장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지난 10개월간 남북관계는 식물인간 상태와 비슷했다"며 "이번 회담의 의미는 남북대화의 동맥경화점을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6.15'에 장관급이 북한을 가고 비료를 준다는 것에 대해선 이의가 없지만 핵문제와 6자 회담복귀 등이 반영된 흔적이 없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만났는데, 민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전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라고 공동보도문에 북핵 관련 사항이 빠진 점을 짚었다. 맹 의장은 "결국 비료 20만톤과 특정 정치인의 방북을 맞바꾼 것 아닌가"며 "비료 20만톤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다른 일과 결부시킬 수 없는데, 합의문에 '핵'자 하나를 넣어 달라고 하고, 통일부장관이 평양을 가게 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이러한 남북 협상은 재고해야 된다"고 비판했다.

맹 의장은 또 "우리 쪽은 차관급 회담이라고 하는데, 저쪽은 조평통 부국장이 나와 실무회담이라고 한다"며 "북한이 남북회담 격하시키고 우리를 무시하는데도 아무 소리 못하고 끌려 다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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