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월간조선>이 제기한 '단지(斷指) 논란'에 해명하고 나섰다.
***<월간조선> "이광재, 손가락 잘라 군 면제" **
'단지 논란'은 지난 17일 발매된 <월간조선> 6월호가 "이 의원이 대학생 때 스스로 오른쪽 검지를 잘랐고, 이후 이 때문에 군입대가 면제됐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월간조선>은 "이 의원의 오른손 검지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노동운동 중 부상으로 잘렸다'는 얘기가 퍼져 있다"며 "이 의원이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던 지난 2003년 10월에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오른쪽 손가락이 없어 군대에 가지 않았으며 86년 대학교 때 다쳤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월간조선>은 "그러나 지난 총선 때 제작된 저서 <우통수의 꿈>에서 이 의원은 '1986년 대학생들의 분신을 보고 손가락을 잘라 태극기에 혈서를 썼다'고 밝혔다"며 "이 의원이 스스로 손가락을 잘랐다면 국회서 위증을 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광재 "시대상황 고려않은 단지 얘기는 무의미" **
이같은 <월간조선> 보도에 대해 이 의원은 19일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80년대 시대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내 손가락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며 손가락에 얽힌 사연을 풀어놨다.
이 의원은 "군 입대 자체가 두려운 것은 아니었으나 군에 가는 즉시 보안사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할 것이고, 고문을 못 이겨 동지의 이름을 불게 되면 동지들이 잡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열사의 분신과 고문소식들이 잇따르던 어느 날, 저는 부모님이 주신 제 손가락을 버렸고, 태극기에 혈서를 썼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앞뒤의 문맥, 그리고 시대 상황을 다 버리고 이것을 군기피를 위한 단지(斷指)라고 비난한다면 그 비난은 제가 달게 받겠다"며 자신을 '병역기피자'로 몰아가는 보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같은 날 부인 이정숙씨도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단지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이씨는 "이 의원을 만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저는 물어보지 못했던 일이고 차마 물어볼 수도 없었다"며 "(남편에게)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는 그 순간들을 다시 떠오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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