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성년의 날'을 맞아 대학생 초청 이벤트를 벌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정통부 진대제 장관이 대학생들의 '날 선' 질문에 진땀을 뺐다. 특히, 학생들은 진 장관이 삼성 계열 CEO 출신임을 겨냥해,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 학위 수여식 파문 및 삼성의 노조 탄압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진 장관을 곤혹케 만들었다.
***진대제 "무노조 경영 옹호, 진의 와전돼" **
진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번 고려대 사태 직후 "노조가 없다고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이렇게 되면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진다"고 학생들을 질책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중앙대 재학중인 한 학생은 진 장관의 발언에 대해 "노조를 만드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무시하고 삼성 편을 든 것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진 장관은 "내가 이야기했던 취지는 그런 것이 아니라 상생의 분위기를 만들고 기업도 잘돼 국가민족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 장관은 또 "삼성에 노조가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지만 노조가 없는 곳에서도 잘 해주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언론이 정확히 보도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언론탓'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대답에 학생이 "삼성SDI의 노동자 위치추적과 협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연거푸 질문을 하자, 진 장관은 "(내가) 삼성을 떠나고 훨씬 뒤에 일어난 일이라서 답변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희상 "강금원, 보통사람 저지를 수 있는 일로 실형받아" **
대학생들의 질문의 화살은 문희상 의장에게도 날아들었다.
한 학생은 최근 강금원씨 등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경제계 인사들이 석탄일 특사로 대거 사면, 복권된 데 대해 "특사를 보면 경제계와 정치계의 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문 의장은 "강씨가 경제계 특사에 포함된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뭐라고 단언하기는 힘들고, 특사에 대한 논란은 실익이 없다"면서도 "다만 강씨는 대통령에게 자금을 줬다는 이유로 걸려들어 아무것도 안나오니까 보통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실형을 받았다. 강금원씨는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노골적으로 강씨를 두둔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또 다른 학생이 "여야가 불법대선자금을 국고에 자진반납하겠다고 약속한 뒤 지금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빠른 약속 이행"을 압박하자, "(한나라당처럼) 처분할 연수원도 없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을 피했다.
한편, 우리당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 이례적으로 진 장관이 참석한 것을 두고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앞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일부에선 진 장관이 시장을 한다는 식으로 나왔는데 다른 뜻은 없다"며 확대해석을 차단한 반면, 진 장관은 일절 함구해 서울시장 출마설을 한층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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