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최근 한미관계를 언급하며 "동맹이라는 것은 쌍방간의 관계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협의하고 합의해서 상대를 당황스럽게 하는 요소가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미국측의 최근 태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균형자론은 평화의 촉진자 하겠다는 뜻" **
문 위원장은 14일 열린우리당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 등 통외통위, 국방위 소속 의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어떤 국가가 다른 국가와 동맹을 맺을 때에는 국가의 이익을 고려하기 마련 아니냐"면서 "동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은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미 동맹에 근본적인 균열이 있을 수 없고, 실제로도 한미간의 동맹 관계는 굳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같은 발언에는 최근 찰스 캠벨 주한 미8군사령관이 돌연 한국인 근로자 1천명 해고 방침을 밝히는 등 미국측의 일방적인 태도에 대한 우리측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같은 해석을 의식한 듯, 문 위원장의 발언을 전한 김성곤 위원장은 "미국측도 그렇지만 우리도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얘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외교발언 너무 강하고 직설적" **
문 위원장은 한편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동북아균형자 역할론'에 대해서는 "힘에 의한 균형자론이 아니라 동북아에서 평화 촉진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동북아는 냉전적 구조에서 벗어나 평화가 구축돼야 하고 대한민국이 의지에 반하는 논쟁에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최근 대통령의 직설적 외교발언에 대해 "표현이 좀 더 조심스럽고 세련돼야 한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띤 발언을 사용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최근 청와대에서 발표하는 외교적 발언의 표현들이 너무 강하고 직설적이라 취지와 다르게 역효과를 내거나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측면이 있다"고 문제점을 시인한 뒤, "보좌진들이 대통령을 좀 더 잘 보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문 위원장은 최근 균형자 역할론을 둘러싼 여러가지 해석이 난무하는 데 대해서는 "언론이 확대 해석해 보도하고 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파장이 더 커진 면이 있다"며 당황스러운 입장을 피력하고, "동북아 균형자란 표현은 내가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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