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당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는 4일 첫 회의를 열고 대변인에 전병헌 의원, 의장 비서실장에 박영선 의원, 사무처장에 박기춘 의원을 내정했다.
경선과정에서 이들은 문희상 캠프에 적극 결합했고, 당내 정동영 통일부장관 계보로 분류되는 인사들이어서 당직개편의 성격은 '문희상-정동영 체제의 뿌리내리기'로 평가된다.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엔 김명자, 홍재형 유력 **
이날 내정된 당직자들은 모두 경선 기간 중 문 후보 진영에서 적극적인 선거 캠페인을 벌인 의원들로 문 의장이 당직개편을 통해 '체제굳히기'에 주력했다는 게 중평이다.
이날 대변인에 내정된 전 의원의 경우 보좌진이 배포한 프로필에서 "선거기간 동안 '문희상 대세론'을 확산시킨 선거분보의 핵심 브레인"이라고 자평했고, 박영선 비서실장은 정동영 장관과 MBC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두텁다.
또한 문 의장이 지명토록 돼 있는 2명의 상임중앙위원에는 김명자, 홍재형 의원 등 문희상 선거운동본부의 투톱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져 문희상 체제 굳히기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당초 이날 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던 지명직 상임중앙위원 인선은 내부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장은 지명직 인선과 관련, "지역안배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해, 경남 출신인 김혁규 의원의 지명도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김 의원은 지난 지도부에서도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을 지낸 바 있어 연속 지명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이에 전대에서 고배를 마신 김두관 전행자부장관 기용 가능성도 관측됐으나, 문 의장은 "명백하게 하루 이틀전에 반대한다고 결정을 봤던 전당대회 결과를 번복한다는 것은 민주적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일축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오늘 회의에서는 여성1명, 남성1명을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에 임명한다는 원칙만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 위원은 이날 회의 오프닝에서도 "문 의장이 지명직 상임중앙위원 임명의 원칙과 기준에 대해 우리와 협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지명직 상임중앙위원 명단이 거의 확정된 것처럼 알려진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장 위원은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원칙과 기조 중심으로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야 참여정부와 동반성공하는 2기 지도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여 다른 지도부와의 '협의'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애초에 대통령이 같이 만들었던 당" **
민주당과의 관계설정 문제도 지도부내의 의견 통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문 의장은 일단 "민주당의 빚을 못 갚아줄 이유가 없다"며 '2002년 대선과정에서 진 빚을 갚아달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뜻을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아주 남의 당이라도 서로 도와줄 수도 있는 것인데 애초에 대통령 같이 만들었던 당이 야박스럽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국회의원이나 당직자들이 후원금을 민주당 구좌로 일정부분을 정해서 넣어준다던가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후원금 조의 변제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개인이라면 얼른 가서 있으면 갚아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며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장영달,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의 경우는 경선과정에서 민주당 빚 변제는 물론, 합당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어 향후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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