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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말아톤' 배형진군과 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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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말아톤' 배형진군과 오찬

"장애인 정책 쉽지 않지만 챙겨보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최근 5백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군과 어머니 박미경씨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盧"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은 함께 부담해야" **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선진사회는 한 개인이 감담할 수 없는 부담을 사회가 함께 부담하고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배군의 어머니 박미경씨가 "장애아가 있는 가정은 많게는 한달에 5백만원씩 장애아를 위해 지출되기도 한다"며 장애아가 있는 가정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하자 "장애아 가정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장애정책도 실정에 맞는 정책을 통해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박씨에게 "장애인 고용촉진공단에서 하는 교육이 실제 취업 훈련에 도움이 되는지"를 묻기도 했다. 이에 박씨는 "아직 교육이 신체장애자 위주로 이뤄져 형진이 같은 정신 장애자에게는 도움이 약한 편"이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장애인들이 작업하는 곳을 한 번 가 봐야 하는데 못 갔다"면서 "올해는 꼭 시간을 내서 장애인 직업훈련장과 장애인 작업장을 꼭 한 번 찾아보겠다"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장애인 정책이 쉽지 않은 분야라서 진척이 잘 안된다"면서 "챙겨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은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배군의 요청에 따라 어머니 박씨가 이메일을 통해 노 대통령과의 만남을 희망해 이뤄졌고, 노 대통령은 한달 전쯤 청와대에서 <말아톤>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오찬에는 배군 모자 외에도 배군이 취업해 있는 (주)진호 최병채 사장과 배군의 초등학교 1학년때 담임인 박경미씨와 배군의 마라톤 페이스케이커인 박병대씨가 함께 초청됐다.

***"백만불짜리 다리 좀 보자" **

이날 배형진군은 어머니 박씨가 쓴 <달려라, 형진아>라는 책의 속표지에 '행복하세요, 말아톤 배형진'이라고 쓴 다음, 대통령 내외에게 선물했다. 청와대에서는 배군 어머니에게는 찻잔세트를, 다른 일행들에게는 시계로 답례했다고 한다.

책을 받은 노 대통령은 배군을 보며 "착하게 생겼구나"고 인사하고, "백만불짜리 다리 좀 보자"며 다리를 직접 만져보기도 했다. 다리를 만져본 노 대통령은 의외라는 듯이 "마라톤을 잘하는 다리는 너무 굵지 않아도 되는군요"라고 말했다.

배군 일행은 오찬 40분전 청와대에 도착해 경내를 관람했다. 노 대통령이 배군에게 "청와대 구경은 잘 했니"라고 묻자 배군은 "좋았어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권양숙 여사가 "무엇이 좋았냐"고 묻자, 배군은 "사진을 많이 찍어서 좋았다"고 답했다.

이어 어머니 박씨가 "형진이 다리는?"이라고 묻자 배군은 "백만불짜리 다리"라고 대답했고, 곧이어 다시 박씨가 "형진이 몸매는?"하고 묻자 배군이 "끝내줘요"라고 대답해, 영화 <말아톤> 중 화제가된 한 장면을 재연하기도 했다. 유행어가 되다시피한 영화 속의 이 대사는 실제로 배군과 어머니 박씨가 나누는 대화를 옮긴 것이다.

이를 본 노 대통령이 "형진이 말투가 영화와 똑같다"라고 반응하자, 어머니 박씨는 "조승우씨가 연기를 잘했다"고 대답했다.

이날 오찬은 흔히 요리가 주로 나오고 마지막에 면류가 조금 나오는 일반 중식 코스와 달리 짜장면이 주 요리로 나온 '특별 중식코스'였다. 청와대 측은 "배군이 마라톤을 끝내고 나면 짜장면을 꼭 먹을 정도로 짜장면을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청와대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찬에 앞서 배군 일행을 먼저 만난 이원덕 사회정책수석도 오찬장소인 상춘재를 "영국 토니블레어 총리 방한시 오찬을 하고 기자회견을 하던 곳으로 형진이가 국가원수급"이라고 소개해, 청와대가 배군을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것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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