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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외교에는 진실과 혼이 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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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외교에는 진실과 혼이 담겨야"

각당 지도부 만찬, "'외교전쟁' 표현은 언론이 앞서나가"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외교는 기교적인 일이라고 하지만 외교에도 진실과 혼이 담겨 있어야 한다"며 한일 쟁점현안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우리 국민 마음속엔 자조와 냉소 있어" **

노 대통령은 이날 김원기 의장 등 국회 대표단과 각 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베푼 자리에서 "국내정치와 달리 외교적인 문제는 기교적인 측면이 중요하다"는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의 말을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가 대일 관계 다루는 데 있어 일본측이 볼 때에는 정치적 기교로 다루는 듯한 느낌을 줬다"며, 그 결과 그동안 우리정부의 대일 외교가 "유야무야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문제를 제기하긴 했지만 정치적 기교로 처리했고 일본 측에서 부담을 느낄만한 것은 없었다"며 "외교적인 불편도 한국이 먼저 풀곤 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이다. 국민의 각오와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나는 국민의 힘을 모으기 위해 내가 가진 진솔한 심정과 각오를 이번에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국민 마음속에는 자조와 냉소가 있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나. 그래서 어쩌라는 거냔'식의 패배주의도 있었다"며 "국민만이 힘"이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외교전쟁은 언론이 앞서나간 것" **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거론하면서 외교 전쟁이라고 표현됐는데 언론이 조금 앞서나간 것 같다"며 전날 발표한 '대일 강경대응 방침'이 '대일 외교전쟁 선포'로 해석된 데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외교전쟁을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이 일을 하다보면 외교 전쟁이라고 할 만한 각박한 상황도 있을 수 있으니 함께 감당해 나가자는 취지"라면서 "내부 결의가 그 수준(외교 전쟁)까지는 가야 이번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거듭 '본의'를 설명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해명'은 전날 '대일 외교전면전'을 천명한 것이 경제, 문화 등 한일간의 정치외적 요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새 친구도 옛 우정 훼손치 않는 범위에서" **

대통령이 "한일문제를 뿌리 뽑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여야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지지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열린우리당과 소수야당들에 비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신중한 대처"를 주문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지도적인 위치의 국가를 지향하려면 가까운 아시아 국가로부터 신뢰를 얻고 과거 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일본의 각성을 촉구했고,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이상 정치권도 그에 맞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며 "각자의 판단과 전망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국회에서 정부를 뒷받침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일제 식민통치 이후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고 지금까지 온 것이 오늘날 문제의 원인"이라며 "4월 국회에서 과거사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독도 문제는 지금 당장 완전한 해결보다 성공적인 관리 대상의 문제"라며 "장기적인 대비책 마련"을 주문했다. 자민련 김학원 대표도 "독도 문제에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대통령께서 단호한 의지를 표명해 줘서 국민들이 흡족해 한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영토와 주권 문제에 관해서는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며 일단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 천명에는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독도를 잘 지키는 것도 국제관계를 잘 다지면서 우리 목소리에 대해 공감을 얻고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 친구를 사귀어도 기존의 동맹을 훼손하지 않으며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여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같은 당 강재섭 원내대표 역시 "여당이나 외교부는 더 낮아지고 대통령은 최후까지 조정해야 하기에 더 낮아져야 한다"며 여권의 '신중한 대처'를 강조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여야가 국회에서 독도 특위를 운영하는 데 외교부 장관은 소극적이어서 대통령께서 외교부와 인식을 공유하는지 걱정을 했다"며 최근 한일 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 외교부와 청와대가 보여준 온도차를 꼬집기도 했다.

***2시간 동안 전반적으로 '화기애애' **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본격적인 만찬 행사에 앞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김원기 의장과 박근혜 대표의 해외 일정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지도부에게 각별한 관심을 표하며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회 시정연설 이후 꼭 한 달 만에 만나는 박 대표를 "미국 다녀오시느라 수고하셨다"며 반갑게 맞았고, 만찬 도중에도 "오늘 말씀도 좋지만 미국에 가서 하신 얘기도 고맙게 생각한다"며 방미 중 박 대표가 보여준 전향적 대북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노 통령은 원내대표가 되고 처음 만나는 강재섭 대표에게도 "축하한다"며 먼저 인사를 건넸고, 강 대표와의 개인적인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가 변호사 개업하고 맨 처음 법정에 나섰을 때 공판 검사가 바로 강 대표"라며 "그 당시 검사 중에서 강 대표께서는 그래도 부드러운 검사였고 당시에 평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착석하자 북중미를 방문하고 온 김원기 의장에게도 "긴 시간 힘드셨을 텐데 수고하셨다"며 인사했고, 이에 김 의장은 "이번에는 덜 더워서 잘 견뎠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이 "열흘 넘겨 나갔는데 허전하지 않더냐. 내가 없으면 국회가 어찌 될까 걱정돼서..."라며 농반진반 질문하자, 김 의장은 "나는 나가면 중요한 것은 보고하라고 하고 날마다 신문 보면서 속상할 일 없으니까 신문을 안 본다"고 답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나는 내가 없으면 나라가 잘 굴러갈까 했는데 돌아와 보니 끄떡도 없더라"며 "그래서 쓸데없는 사람이 괜히 앉아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농담을 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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