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내정 사실이 알려졌던 강기석 국정홍보처장 내정자의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청와대는 정순균 현 처장의 유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정순균 처장 이임식 돌연 취소, 청와대 “유임”**
정 처장은 애초 31일 오전 이임식을 갖고 공식 사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 처장은 이날 홍보처 직원들에게조차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를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정 처장은 지난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의 후임 내정자 확정 이전 2주 전부터 비서진들도 모르게 조용히 주변을 정리해 왔다”고 말하는 등 사실상 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강기석 내정자도 지난 25일 경향신문측에 사표를 제출하면서 사내 게시판에 띄운 <작별인사 올립니다> 제하의 글에서 “아시다시피 국정홍보처장으로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갔고, 또 그 자리를 제가 수락한 만큼 이제 언론인으로써의 사명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최종 임명여부와는 상관없이 사표를 제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정홍보처 한 관계자는 31일 오전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부 구성원들도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오전부터 무척 혼란스러운 실정”이라며 “단지 들리는 말에는 대통령이 다른 복안을 두고 이번 인사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도록 지시를 내렸다는 것밖에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정홍보처는 참여정부 들어 이미 업무의 기본 틀이 확실히 짜여져 있는 만큼 굳이 이 시점에서 처장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따라서 정 처장은 계속 유임키로 했고, 강 내정자는 조만간 다른 쪽에서 참여정부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내정자, 언론중재위 사무총장 유력**
한편 청와대가 정 처장의 유임을 결정함에 따라 언론계는 강 내정자의 거취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를 거듭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 처장 유임 결정 직후 강 내정자가 이병완 홍보수석의 후임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으나 청와대는 이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이후 인선방향에 대해 뭐라 대답할 수 없는 처지”라면서도 “그러나 강 내정자가 홍보수석에 기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내정자의 한 측근 인사도 “강 내정자는 언론의 보도가 있기 이틀 전에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독대를 하며 현 언론 상황에 대해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며 “당시 대통령은 강 내정자에게 국정홍보 역할보다는 보다 큰 틀에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정책보좌 쪽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강 내정자가 언론피해구제법 신설 등으로 오는 7월부터 위상이 크게 강화되는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강 내정자의 활용을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애초 국정홍보처장 내정에 앞서 “언론중재위 사무총장이 더 적격”이라는 평가가 있기도 했다. 청와대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현 최정 총장의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를 크게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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