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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협정' 두고 노회찬-정부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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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협정' 두고 노회찬-정부 기싸움

[용산기지협정토론회]정부 "이제 미국에 할 말은 한다"

"한마디로 형이 '내가 그동안 너를 보호해왔는데 이제 다른 동네 좀 쳐들어갈 테니 같이 '나와바리' 좀 넓혀보자. 너도 이제 우리 조직세계에 들어오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이 그리는 미래다. 결코 우리의 것이 아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너무 패배주의적인 발상이다. 자기 정부의 힘을 못 믿는 민족의 미래란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더 이상 미국이 시키는 대로 안 한다. 주한미군도 더 이상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다."(김수권 외통부 북미3과장)

"작년 럼스펠드가 우리 정부에 보낸 '주한미군의 동북아기동군화'에 관한 편지를 누가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다 알고 있다. 정부는 이를 숨긴 채 '전략적 유연성' 운운하며 조금씩 미군의 역할변동을 흘리고 있다."(노회찬)

"한미동맹이 조직세계라니, 유감스럽다. 지난 10월 미 방문시 럼스펠드 집무실에서 한반도 야간촬영사진을 봤는데, 우리는 온통 하얗고 이북엔 점 하나 있더라. 한미동맹이라는 귀한 시스템하에서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일군 것이 굉장히 모범적인 것이라 보고, 그분도 그렇게 말했다."(장삼열 국방부 대미정책과장)

<사진 1>

정부가 제출한 '용산기지 이전협정 비준동의안'과 'LPP 개정협정 비준동의안'의 국회 상임위 의결이 오는 7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30일 용산·LPP 철저검증의원모임 주최하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용산기지 이전협정 토론회'의 참석자들은 팽팽히 맞섰다.

***노회찬 "포타 속기록 보니, 애원하고 있더라"**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사회자로 나선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고진화·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과 민변 정성재 변호사가 반대 토론자로, 정부에서는 김수권 외교통상부 북미3과장, 장삼열 국방부 대미정책과장, 이환준 국방부 시설본부 대미사업부장이 참석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들은 그동안 논란이 된 ▲IA의 국회비준 필요성 여부 ▲90년 MOA, MOU의 위헌여부 ▲한국의 이전비용 전액부담 적정성 여부 ▲미국의 '동북아기동군화' 전략과 기지 이전과의 관계 논란 등에 대해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노회찬 의원은 "정부는 기지는 이전해도 주한미군의 역할은 그대로라고 하면서 왜 오산·평택에 향상된 C4I 전술 시스템 갖추려고 하냐"며 "속기록에는 미국의 북한 정밀 공격과 전쟁수행 적합성을 위해서라고 나왔더라"고 시작했다.

노 의원은 "포타회의의 속기록을 보면 우리 측이 미국에게 '제발 먼저 이전 필요성 먼저 제기했다는 얘기하지 말라. 우리 국민들이 알면 큰일난다'고 애원하고 있더라"며 "마치 미국이 돈 안쓰게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지상 최대목표가 되버린 이유가 뭔가. 비용을 두고 (미국과) 힘겨루기 한 적 있냐"고 따져물었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도 "우리는 용산기지 이전 우리 전액 부담의 부당함이 이 이전이 백프로 미국의 GPR 때문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번 이전으로 미국의 이익도 분명한데, 왜 우리 정부가 주권국가로서 최소한의 요구조차 안했느냐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외교·국방 "이제는 그렇게 비굴하게 미국에 안 끌려다녀"**

이에 김수권 외통부 북미3과장은 "그런 적은 없지만 비용문제로 고민 안한 것은 아니"라며 "대체시설은 우리가 현물로 제공하지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C4I는 현 용산의 시설을 그대로 옮겨주고 다만 그 과정에서 못쓰게 된 것만 9백만불을 넘지 않는 차원에서 보상해주는 것일 뿐 합의서에 업그레이드를 명시한 내용은 없다"고 반박했다.

장삼열 국방부 대미사업부장도 "'정밀타격' 언급은 대북 전쟁 억제 차원의 이야긴데, 다른 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지금도 북한이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는데 대북억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라며 "아직 공식선상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과 '동북아 기동군화'를 논의한 적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환준 국방부 시설본부 대미사업부장도 "처음에 문제시된 IA조항이 대거 UA로 들어갔음에도 초기 속기록이 걸러지지 않고 전파를 탔다"며 "이렇게 침소봉대하니 정부가 자료를 안 내놓으려는 것"이라고 노 의원을 겨냥한 뒤 "이제 우리 정부는 비굴하게 끌려다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따르는 국방·외교부 뒤 노대통령이 쫓고, 그 뒤를 국회의원들이 쫓는 형상"**

이에 노회찬 의원은 "애초부터 미군기지 자체가 우리의 이익이라고 전제하면 곤란한다. 자꾸 우리보고 앞질러간다고 하는데, '박종철이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데 고문치사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때 경찰이 답한 말이 '앞질러가지 마라'였다"며 "지금 제일 앞질러가는 것은 미국이다. 그 뒤를 국방부·외교부가, 상황 파악이 느린가 이 뒤를 노무현 대통령이, 또 그 뒤를 어벙한 국회의원들과 상황을 모르는 국민들이 쫓아가는 형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수권 북미3과장은 "우리가 대통령을 안 따른다는 것은 인정 못한다"고 발끈한 뒤, "다만, 50년전 조약의 현재 가치에 대한 문제제기는 인정하고, 조만간 이를 가지고 한미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 객석에는 기지이전반대 평택대책위 주민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정부가 협상하느라고 잠도 못잤다고 하는데, 제발 잠 좀 푹 자고 맑은 정신으로 협상에 임하라"며 "정부는 현재 주민을 상대로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 훗날 잘못된 정책으로 밝혀질 경우, 누가 지금 주민의 피해와 상처를 보상할 것이냐"고 따지고 항의의 뜻으로 '평택팽성도두리쌀'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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