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지난 3일 서울지국서 한국 정부에 확인요청"

"피납자 없다고 해 보도 유예" "빠르면 오늘중 사실 발표"

이라크에서 피살된 김선일 씨의 사망 이전 모습이 24일 오전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관련 비디오 테이프를 최초로 입수했던 AP통신사는 지난 3일 관련 사실을 한국 정부에 최초 문의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AP통신 "지난 3일 서울서 한국정부에 확인요청, 한국 '피랍자 없다' 답변"**

익명을 요구한 AP통신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AP통신은 바그다드에서 APTN측으로부터 테이프를 넘겨받은 뒤 6월 3일 서울 AP지국을 통해 한국 정부에 공식 확인을 요청했었다.

이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AP통신은 뉴스의 사실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이전부터 보도시점을 놓치더라도 반드시 관계자들의 확인을 거친 뒤 뉴욕 본사의 지시를 받아 전 세계에 관련뉴스를 타진해 오고 있다"며 "김씨 사망 사건의 경우에도 이에 따라 한국 외교통상부에 공식 확인을 요청했지만 '한국인 가운데 이라크에서 피납된 이가 없다'고 답변해 부득이 관련 보도를 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김씨의 피납 사실이 공개적으로 밝혀진 뒤에도 왜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바그다드 현지 사정을 고려한 뉴욕 본사의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본사에서 관련 사실에 대해 일체 외부에 언급하지 말도록 지시를 내려 더 이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한국 정부도 뉴욕 본사에 관련 사실을 확인해달라고 문의해 두고 있는 상태여서 빠르면 24일 오후 또는 이번 주중 후속보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은폐 의혹 증폭돼**

이같은 AP통신의 확인은 AP통신 보도후 외교통상부가 "금시초문"이라고 말한 사실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어서, 앞으로 커다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외교부 일각에서는 APTV가 중동 현지에서 테이프를 입수한 만큼 카타르대사관이나 바그다드대사관에 문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AP 서울지국이 '한국 정부'에 확인을 요청했을 경우 '한국 정부'는 외교통상부일 가능성이 농후해, 외교부가 고의로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자세한 경위를 밝힐 AP통신의 후속기사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