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복 사건’에 대한 명예훼손 민사소송에서 재판부가 원고인 조선일보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5부(부장판사 김상균)는 16일 오전 열린 선고심에서 “원고(조선일보)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98년 11월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현 한국언론재단 이사)과 김종배 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상대로 각각 1억원씩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번 사건의 쟁점이 되고 있는 강인원 당시 조선일보 기자의 사건현장 취재의 경우 제출된 근거로 봐 현장에 있었다는 부분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피고소인측이 제기한 자료를 종합해 볼 때 강 씨가 현장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상당한 이유가 있고, 또 언론으로써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판결과 관련해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형태 변호사는 “그동안 제출된 사진자료를 볼 때 당시 사건현장을 취재했다는 조선일보측의 주장은 근거가 매우 미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그나마 보수적 성향이 짙은 재판부가 역사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해 원고 청구 기각을 내린 점은 환영할 만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또 “한편으로 이번 판결은 어느 정도 조선일보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논란의 불씨를 잠재우려는 듯한 비교적 타협적인 판결로 비춰지기도 한다”며 “만약 조선일보측이 항소를 해온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일보측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항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승복 사건’은 민사소송 이외에도 현재 형사 항소심 결심공판이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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