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유인태 정무수석을 박관용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에게 보내 새해인사를 전했다. 자민련에는 김종필 총재가 방일중인 관계로 ‘근하신년’이라고 적힌 난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국회, "의원들에겐 선거가 중요. 노대통령이 농민 만나 설득해야"**
이날 박관용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농민들을 설득해 달라고 유 수석에게 주문했고, 이에 유 수석은 “본회의가 열리는 8일 이전에 노 대통령이 농민 대표를 만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유수석에게“선거법과 FTA 등 현안이 해를 넘기게 돼 마음이 아프지만 의원에게는 선거가 중요한 만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국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유 수석이 “7, 8일께 처리하기 위해 대통령이 할 일이 무엇인지 말해 달라”고 자문을 구하자 “농민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하며 아직까지 이해를 못하는 농민단체에 FTA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 노대통령이 농민 설득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유수석이 노대통령의 농민대표와의 회동계획을 밝혔다.
***최, “대통령이 농민 설득해달라”, 유 “본회의 이전에 만날 것”**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도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해 “농민들이 전혀 설득안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이 청와대로 농민 대표를 초청하든지 해서 적극적으로 설득해달라”고 주문했다. 최 대표는 “사패산 터널 공사의 경우 대통령이 나서니 되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의 자리의 위상이나 무게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설득하면 우리 당도 얼마든지 모여서 통과시켜 주고, 안해주면 야당도 할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유 수석은 “(대통령이) 본회의가 열리는 7, 8일 앞두고 농민단체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라고 했다”며 “늦어도 6일까지는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노 대통령과 농민단체 접견을 추진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어떤 단체를 어떤 식으로 만날지는 전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최, “개각 대체로 만족”**
한편 최 대표는 지난 연말에 이뤄진 개각에 대해서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대표는 연말 소폭 개각에 대해 “국정쇄신 위해 코드인사를 하지 말라는 우리 의견을 부분적으로라도 참고한 것 같다”며 “이번 인사는 괜찮다”고 말했다.
이에 유 수석이 “이번 인사는 코드에 딱 맞는 사람만 골랐다”고 농을 건네자, 최 대표는 “코드에 거꾸로 맞는 사람들 아니냐”고 가시돋힌 답변을 하기도 했다.
***유인태, “내 시대는 간 것 같다. 후배들이 다 3-4선인데...”**
각 당 대표는 유 수석에게 직접적으로 총선 출마 의사를 묻기도 했다.
최 대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물어 보자”며 “총선 출마 안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유 수석은 “내가 계속 원내에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내 시대도 간 것 같다”며 “14대때 제일 소장파에 속했는데, 후배들이 벌써 3.4선이다. 이제 재선하겠다고 되겠냐”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최 대표는 “유 수석이 요새 국회를 모르시는 모양”이라며 “요새는 초-재선이 당을 다 쥐고 이끌고 있다”고 초-재선 의원들과 당내 물갈이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묘한 뉘앙스를 띄는 발언을 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도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에게는 나가라고 했다던데 유 수석은 총선에 출마 안하느냐”고 물었으나 유 수석은 “제천에 나가라는 말이 있는데 뻘밭에서 한번 빠져 나오니 다시 들어가기 싫다”고 부인했다.
***우리, “식구끼리 무슨 영접이냐”**
유 수석은 2일 오전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방문한 후, 열린우리당을 방문했다.
다른 당과는 달리 우리당은 당사 입구에서 유 수석을 마중하지 않았다. 이에 유 수석이 “다른 당은 밑에서부터 안내를 하던데 여기는 아무도 안나오더라. 선거를 치르려는 당인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건네자 박양수, 김한길 전 의원은 “식구끼리 무슨 영접이냐”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김원기 공동의장도 “다른 당은 닫힌 당이기 때문에 안내를 하지만 우리당은 열린 당이기 때문에 특별히 안내할 필요가 없다”고 받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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