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강제추방을 비관해 목을 매 자살한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브르혼(50)씨 등 정부의 외국인노동자 추방정책후 자살한 외국인 노동자 4명의 추모집회가 29일 저녁 7시 명동성당 앞에서 열린다.
***계속되는 추방노동자 자살**
브르혼 씨는 11월 25일 새벽 2시경 인천시 서구 송림동에 소재한 동부목재 화장실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고 친구 깔림(39)씨가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브르혼씨는 지난 2003년 7월 23일 약 5천 달러(한화 6백만원)의 브로커비를 내고 한국에 입국했다가 이번에 단속추방 대상자(2003년 3월 31일 이후 입국자와 4년 이상 체류자)가 돼 좌절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깔림씨는 "브르혼이 11월 20일 목재공장에 찾아와 일자리를 부탁했지만 내가 '우리 사장님은 불법사람 쓰지 않고 공장 기숙사에도 못 들어오게 한다'고 말했다"며 "24일 브르혼이 찾아와 '내일 집에 간다'고 말하고 밤 10시경에 헤어졌다"고 증언했다. 브르혼씨는 다음날 새벽 2시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한국정부, 민심수습용 거짓말 그만 하라"**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쟁취를 위한 농성투쟁단(이하 농성투쟁단)의 서선명 선전국장은 "벌써 네 번째인 외국인노동자들의 죽음은 한 개인의 자살이 아니다"라며 "고액의 브로커 비용을 요구하는 입국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외국인 인력정책과 정부의 강제추방이 맞물려 만든 엄연한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스리랑카 노동자 다카카(32)는 지난 11일 달리는 지하철로 몸을 던져, 방글라데시 노동자 비꾸(34)는 12일 자신이 돌리는 공장 기계에 목을 매, 러시아 노동자 안드레이(39)는 20일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배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자살한 바 있다.
서씨는 "이주노동자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방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에 라면을 사기 위해 슈퍼에 가다가 출입국 관리소 직원과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며 "제조업 분야에 대한 한시적 유예라는 정부 측의 민심수습용 발언은 실제 이주노동자들이 속속들이 연행되는 상황 속에서 거짓임이 분명히 들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농성투쟁단은 민주노총과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세터, 네팔 투쟁단, 필리핀 공동체 카사마코의 이주노동자 1백여명으로 구성됐으며 현재 명도성당 들머리에 천막을 치고 노숙 농성을 한지 13일째다.
투쟁단은 28일 저녁 7시 명동성당 앞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와 장기투쟁사업장과 함께 하는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다음은 농성투쟁단의 성명서 전문이다.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라!**
이주노동자를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강제추방 즉각 중단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실시하라!
연행된 이주노동자 즉각 석방하라!
한국정부의 반인권적, 반노동자적 강제추방에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달리는 지하철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던 다라카, 2m 높이의 호이스트에 목을 맨 네팔 비꾸, 검푸른 동해 바다에 몸을 던진 카리토낸고 안드레이 그리고 11월 25일 자신을 거부한 공장에서 목을 맨 부르혼, 이 죽음의 행렬은 강력한 단속추방을 며칠 앞둔 11월 11일부터 성남에서, 인천에서, 김포에서 그리고 망망대해 동해 바다에서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들의 죽음이 결코 자살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추방에 의한 것임을. 그리하여 한국정부에 의해 타살된 것임을 말이다.
이주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고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낸 한국정부는 그들의 무자비한 단속추방 정책에 대해 반성하고 철회하기는커녕 하루에 1백여명씩 잡아들이는 강력한 단속추방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잇따른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에 따른 비판적인 사회적 여론과 중소사업장 자본가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급하게 제조업에 일하는 이주노동자 단속을 한시적으로 유예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이후 이주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일을 하다 잡혀갔고,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밥을 먹다 잡혀갔고, 정부의 발표를 믿고 공장에 가던 길에 잡혀갔다. 그들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노동자, 민중을 우롱하고 이주노동자들에게 속임수를 쓴 것이다.
지금 명동성당에서는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잔면합법화 쟁취를 위한 농성투쟁단>이 이주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강제추방 정책 즉각 철회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며 13일째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11월 17일부터 폭력적인 강제추방 방침을 완강하게 고수해왔고, 결국 정부의 반인권적인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정책 속에 이주노동자들이 줄줄이 죽어가고 있다.
명동성당 농성단은 강제추방의 폭력 속에서 생존권이 송두리째 뽑혀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주노동자의 죽음 앞에 한국정부의 자성을 요구한다. 이에 한국정부는 강제추방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하라! 또한 지난 26일 폭력 경찰에 연행된 비두, 자말 동지를 포함하여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되어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만일 한국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결사투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한국정부는 우리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쟁취를 위한 농성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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