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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파병, 북핵문제와 연계해선 안돼”

참여연대 파병 토론회, "국민의 뜻에 따라야"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파병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15일 오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는 ‘이라크 파병 : 현안과 쟁점’이라는 주제로 제36회 참여사회 포럼이 열렸다.

참여사회연구소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에서 주최한 이 포럼에서는 사회에 구갑우(경남대 북한대학원), 패널로는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신지호(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이경원(대진대 국제학부), 이혜정(중앙대 정치외교학과), 정대연(전국민중연대 정책위원장)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패널들은 ‘미국 일방주의 외교의 위기 봉착’과 ‘파병과 북핵문제의 비관련성’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을 보였으나, 현 시점에서 어떤 선택이 ‘국익’에 부합하느냐를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이라크는 美 역사상 유례없는 상황”**

이혜정 교수는 “미국이 첨단 무기와 적은 수의 군인이라는 조합으로 ‘신속 공격’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이러한 인력구성은 ‘국가 건설’ 단계에는 한계가 있다” 며 “코소보, 소말리아등 에서는 미국이 공격하면 유엔이 재건 뒷수습을 맡는 역할 분담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그 역할 분담은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으로 원활치 않아서 미군은 철수플랜(exit plan)조차 제대로 세워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김연철 교수는 “부시행정부가 870억 달러를 국회에 요청한 이후 국내 지지도는 떨어지고 네오콘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한미 관계의 ‘폭’이 좁지 않으며 전투병 파병 외의 수많은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현재 미국의 상황을 한국이 전략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파병은 북핵 문제와 별개**

이혜정 교수는 “북한과 이라크 문제는 별개”이며 “우리의 태도와 상관없이 핵은 위협이며 가지게 하면 안 된다는 미국의 대북관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대연 위원장 역시 “파병의 북핵문제 연계는 오히려 미국이 이용할 카드”라며 “북미 문제는 미국의 평화적 로드맵 제시 유무에 달려있다”며 파병이 한반도 문제에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신지호 연구위원은 “파병을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강경 자세를 약화시키는 노력이 북한에 어떤 태도변화를 가져올지 의문이다. 오히려 북한을 기세등등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최근 폐 연료봉 발언에서도 알 수 있다” 라며 다른 각도에서 정부의 파병과 북핵 연계 시도를 비판했다.

***파병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김연철 교수는 “우선 현지 조사단을 정부나 국회, 민간차원에서 충분하고 다양하게 구성, 현지 사정을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그 바탕에서 여론 수렴을 거쳐 한미 관계와 이라크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고민해야할 것”이라며 우선 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

정대연 위원장은 “파병 논의는 적극적인 국익 모색의 모양새를 띄고 있으나 사실 미국압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이 논의 구조에서 국민은 소외되고 있다”며 “이익은 막연한데 감당해야할 대가는 확연한 만큼 파병 논의는 이익과 명분의 대립이 아니다”라고 파병 불가를 주장했다.

신지호 위원은 “현재 상태로는 명분이 취약하지만 유엔 결의시에는 이라크의 ‘재건’과 ‘민주화’를 위해서 세계 12위 경제 대국의 위상에 걸 맞는 역할을 위한 명분을 창출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위험 한가 아닌가는 파병 결정의 변수가 아니며 이라크는 현재 치안유지군이 필요한 상태”라고 조건부 파병을 주장했다.

***파병하지 않을 때의 불이익은 무엇인가**

김연철 교수는 “현재 파병하지 않을 시의 불이익은 과장되어 있다. 전투병 말고도 미국이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들이 한미관계에서 외교적 협상 노력을 미리 포기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성급히 불이익을 말하기 전에 최선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대연 위원장 역시 “국익은 국민다수의 이익과 반할 수 없다”며 “국민들은 한국의 변화된 위상과 함께 50년대식 한미관계 폐기를 원하고 있다” 평등관계 속에서 한미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지호 위원은 “파병하지 않을 시 예상 불이익은 다 달라 합의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최악의 경우에 대한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 며 다양한 변수에 대한 대비책을 촉구했다.

이혜정 교수는 “현재 찬반논의는 가열되어 있는데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우리가 들어가야 할 모술지역의 미군 여단이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부터 상황이 어려워졌을 경우의 exit plan 은 있는가까지 투명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필수정보 부족을 지적했다.

그러나 “비파병시 불이익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며 부시행정부의 인기 하락을 내년 대선 실패로 연결시키는 것은 성급하다. 기본적으로 현 집권 정부의 대선에의 기득권을 무시하지 못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사회자 구갑우 씨는 “현재 파병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단순한 분열이 아닌 민주화 진전의 증거”이며, 파병 문제는 “이전에는 경험치 못한 담론과 상상력과 투쟁의 장을 통해 누가 더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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