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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 야구에 던지는 5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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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2013 프로 야구에 던지는 5가지 질문

[배지헌의 그린라이트] 새 시즌, 올해의 4강은 '안갯속'

어린 시절 '하룻밤만 자고 나면'이란 말은 언제나 설렘과 기대를 일으켰다. 이제 하룻밤만 자고 나면, 2013년 프로 야구 시즌이 시작된다. 설렘과 기대를 한가득 안고, 5가지 질문을 통해 올 시즌을 미리 전망해보자.

WBC 후유증은 정말 없을까?

프로 야구 전체 흥행을 놓고 보자면, 별다른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다. 이미 프로 야구는 팬의 생활과 문화의 일부로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작년 시즌을 앞두고 터진 경기 조작 파문에도 프로 야구 관중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오히려 걱정되는 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아닌 국내 리그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로 야구의 경기력 저하에 대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로이스터나 김성근처럼 특색 있는 지도자들이 사라지고, 비슷비슷한 야구를 하는 팀끼리 고만고만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선수 19명은 전부 '투수'다. 프로 야구 2경기 중 1경기는 외국인끼리 벌이는 선발 맞대결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팬이 좀 더 애착을 갖고 지켜보는 대상은 국내 선수들이다. 신생 구단의 리그 참가도 프로 야구 경기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만약 올 시즌 프로 야구 관중 수가 줄어든다면, 그 원인은 바깥의 WBC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리그 수준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지도자와 선수들 모두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삼성의 3년 연속 우승은 가능할까?

3년 연속은 어렵다. 역대 프로 야구에서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팀은 1988년 해태 타이거즈 하나밖에 없었다. 최강팀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현대 유니콘스도, SK 와이번스도 모두 3년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삼성도 2005년과 2006년 우승한 뒤 2007년에는 SK에 우승을 내줬다.

3년 연속 우승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우승 전력을 3년 동안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부상자도 나오고, 나이가 들어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도 나온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다른 팀에 이적하는 선수도 생긴다. 삼성만 해도 지난해를 끝으로 정현욱이 LG로 이적했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첫 우승 때는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새 과제를 제시할 수 있지만, 두 번 연속 우승하고 나면 그 다음엔 마땅히 내세울 목표가 없다.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느슨해지고 긴장감이 떨어지기 쉽다. 매너리즘과 싸워야 한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WBC 관계로 스프링캠프 초반을 챙기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바뀌었고, 불펜에도 서너 명의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변화의 폭이 너무 크고 갑작스럽다. KIA와 두산 등 경쟁자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3년 연속으로 패권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새 시즌의 주인공은 누구?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뉴시스

4강팀은 올해도 그대로일까?

지난 6년간 프로야구 4강팀은 요리 보고 저리 봐도 매번 그대로였다. 삼성과 SK의 1위 다툼에 두산과 롯데의 3, 4위 싸움. 이따금 KIA가 올라와 4강 한 자리를 차지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그림은 비슷했다. 올해는 4강팀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부상자들이 복귀한 KIA가 막강한 전력으로 정규 시즌 1위를 넘본다. 여기에 지난해에 아깝게 4강 진출에 실패한 넥센이 치밀한 시스템 야구를 앞세워 4강 후보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홍성흔-김주찬이 빠져나간 롯데는 4강 진출이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SK도 이호준의 4번 타자 공백, 정우람과 박희수 등의 투수진 공백을 감안하면 4강이 다소 위태롭다. 9구단 체제의 맹점을 잘 이용하면 LG도 충분히 의외의 결과를 낼 수 있다. 리즈와 주키치의 원투펀치에 국내 선발 1명만 제 몫을 해주면, 휴식일을 사이에 둔 선발 싸움에서 대등한 승부가 가능하다. 누가 4강에 들고 어느 팀이 4강에서 떨어지든, 전혀 놀랄 것이 없는 시즌이다. 딱 2개 팀만 빼고.

최하위의 불명예는 누가 차지할까?

한화 혹은 NC. 올 시즌 '2약'으로 분류되는 두 팀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한화는 올 시즌 더 약해졌다. 에이스 류현진이 미국으로 가고, 박찬호는 은퇴하고, 양훈은 군에 입대했다. 투수진의 대들보 셋이 빠져나갔다. 김태균부터 이어지는 3-4-5번은 나름대로 강점이 있지만, 그 외의 타자들이나 수비진, 투수진 구성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명장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젊은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키우고는 있지만, 지금은 해태 시절처럼 신인 선수가 곧바로 1군에서 활약 가능한 시대가 아니다.

한편 신생팀인 NC는 1군 페넌트레이스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한 시즌을 치르는데 필요한 체력이나 컨디션 관리, 상대의 분석에 대한 대처 능력 등이 기존 팀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한화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투수력이나 기동력에서는 낫다고 볼 여지도 있다. 결국 한화와 NC의 8위 싸움은 두 팀 간의 맞대결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두 팀이 분발해야 올 시즌 프로 야구가 팬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김응용과 김경문, 두 명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올 시즌 새롭게 스타로 떠오를 선수는?

프로 야구는 팬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그리고 팬은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스타에게 열광한다. 올해도 팀마다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 만한 선수가 여럿 눈에 띈다. 우선 가장 후보가 많은 팀은 신생 NC 다이노스. NC는 간판스타로 육성 중인 중견수 나성범을 비롯해 강속구 우완 투수 이성민, '박재홍 아바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외야수 권희동 등이 주목할 만하다. 나성범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군 무대에서 '확실히 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신인 애호가 김응용 감독의 지원 하에 고졸 포수 한승택, 좌완 이충호 등이 많은 기회를 얻었다. 한승택은 고졸 신인 포수 최초의 개막전 포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포수난에 시달린 넥센도 상무에서 제대한 박동원에게 안방 자리를 맡길 예정이다. 상무에서 배팅 파워와 포수 수비가 부쩍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우승 후보 KIA에서는 지난해 입단한 좌완 투수 임준섭이 기대를 모은다. 임준섭은 대학 시절부터 '프로 즉시 전력감'으로 꼽혔지만, KIA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에 전념했다. 빠르지는 않지만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제구가 장점이다. 올해 선발 한 자리가 유력하다. 두산은 군 제대 선수인 외야수 박건우와 내야수 허경민이 주목할 만한 선수다. 박건우는 빠른 발과 타격 능력, 강한 어깨 등을 모두 겸비한 5툴 플레이어. 야구 센스도 뛰어나다. 허경민도 안정적인 수비력과 빠른 발이 돋보이는 전천후 내야수로, 올해 3루와 유격수 자리에서 많은 출장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투수 출신에서 타자로 전향한 좌타자 김대우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낸 김대우는 장거리 타자의 가능성이 눈길을 끈다. 다만 외야 수비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시범 경기에서 많은 신인급 선수를 가동한 SK는 우완 강속구 투수 여건욱과 문승원, 외야수 이명기와 한동민, 1루수 조성우 등을 테스트했다. 주축 투수들의 부상과 주전 야수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들 가운데 적어도 두세 명은 1군에서 자리를 잡아야 내년 이후를 기약할 수 있다.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은 좌완 백정현, 박근홍, 우완 김기태, 포수 김동명 등을 시범 경기에서 기용했다. 이 중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백정현은 올해 1군에서도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처 언급하지 못한 선수들 중에도, 모든 이를 깜짝 놀라게 할 스타가 등장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케이시 스텡겔이 말하지 않았던가. "섣불리 예상하지 마라. 특히 미래에 대해서는"이라고.

www.futuresb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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