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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사형 줄인다", 사형제 폐지 19대 국회엔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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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사형 줄인다", 사형제 폐지 19대 국회엔 반드시

유인태 "사형폐지법안 제출할 것"

사형제에 대한 찬반양론이 다시금 뜨거워지는 가운데, 한국도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법 관련 전문가들의 토론회가 열렸다.

30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법의 이름으로 행하는 사형을 폐지하라' 세미나에서 김형태 변호사(사형폐지범종교연합 집행위원장)는 "사형제도가 종신형과 같이 그 위협도가 떨어진다고 간주되는 다른 형벌에 비해 큰 살인 억제력을 가진다는 가설을 수용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자세"라며 "캐나다의 경우 살인에 대한 사형을 폐지하기 직전인 1975년을 기점으로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형 집행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금 일부 보수 언론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강한 힘을 받고 있으나, 그 실질적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사형이라는 별 효과가 없는 형벌에 속지 말고, 사형이 아닌 다른 범죄대책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선진국 중 대표적인 사형제 유지국가로 꼽히는 미국도 사형 집행 건수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기원 파리 팡테옹-아사스대 방문교수는 "사형제도가 없는 주가 17개 주(전체 50개 주)에 달하고,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주에서도 최근 10여 년간 사형집행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일리노이 주를 예로 들었다. 일리노이 주는 미국 중서부 최대 도시인 시카고가 위치한 주다.

홍 교수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는 2003년만 해도 사형제를 유지하는 주 가운데 사형수가 8번째로 많은 주였다. 그러나 1972년 이후 이 주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289명 중 나중에 무죄가 밝혀져 석방된 이가 18명에 달할 정도로 오판율이 높아지자, 사형제도 개혁이 추진됐다.

박진옥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 대행은 "2011년 전 세계 198개국 중 10퍼센트(%)에 불과한 단 20개국만이 사형을 집행했다"며 관련 수치는 "10년 전 31개국이 사형을 집행한 것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마스 코즐로프스키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도 "한국의 19대 국회에서 사형제 법적 폐지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U의 경우 회원국 모든 나라에서 사형제를 폐지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지난해 극우주의자의 테러로 77명이 희생된 사건 앞에서 노르웨이 정부와 국민들이 분노를 삭이고 눈물을 닦아내 생명과 평화의 문화로 폭력을 이겨내고 안정을 찾아갔다"며 사형제에 의존하지 않고 흉악 범죄에 대처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김영삼 정권 말기인 지난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수에게 형을 집행한 후 15년 동안 한 번도 형을 집행하지 않아, 이미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된다. 현재 사형 확정 판결이 나온 건 지난 2010년이 마지막이다. 현재 사형선고가 확정된 사형수는 58명이다. 수원 살인사건의 범인 오원춘은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받았다.

사실상 사형제 폐지 수순을 밟아 세계 인권 의식 신장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법조계는 물론, 대선 후보자들 사이에서도 사형제에 대한 신중한 목소리가 높다.

김소영 대법관 후보자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오원춘의) 범행내용이 잔혹하고, 국민의 사형 여론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사형이) 인간의 생명권을 박탈한다는 면에 있어서는 신중하게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또 "판사 입장으로서 생명을 박탈하는 형은 오판 위험성으로 부담을 많이 느끼는 형"이라며 "누가 누구의 생명을 박탈할 수 있냐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가장 보수적인 대선 후보로 분류되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사형제는 존치하더라도, 형 집행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도 사형제 폐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아 사형폐지법안을 제출했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됐다"며 "이번 19대 국회에서 소속정당을 초월해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법안을 제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형폐지법안은 지난 15, 16대 국회 때도 발의됐으나,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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