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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에 대한 중국 전인대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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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에 대한 중국 전인대의 해법

[中國探究]<131> 경제성장에서 사회안정ㆍ부패척결로

중국 최고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동시에 개최되는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兩會)가 지난 14일 모두 폐막되었다. 이번 회의는 북아프리카·중동의 유혈사태와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깊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2기 전국인대 제4차 회의에서는 경제대국 중국의 향후 5년을 설계한 '12차 국민경제·사회발전 5개년 규획'과 금년도 주요 정책방향 등을 결정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핵심 내용은 5년간 7% 성장을 목표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한편, 수출과 내수,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통한 민생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정책방향은 기존의 8% 성장을 7%(여전히 높지만)로 낮춘 점을 제외하면 몇 년 전부터 여러 차례 강조해오던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중국공산당 내부의 정치적 고민이 회의 전반에 숨어 있고 그것이 결과에 반영되었다는 데에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최근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소위 '재스민' 혁명의 국내 영향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왔다. 민주화 인사 및 인터넷 등 언론의 통제는 물론, 모든 행정 단위와 기층 단체에까지 조직되어 있는 당 조직을 활용해 '안정'을 강조하는 당 중앙의 지시를 하달하였다. 특히 2월말 대학 개강에 맞추어 '학생들이 각종 시위·행사에 참여하지 말고 학업에 충실하도록 지도하라'는 지침도 교수들에게 전달되었다.

물론 중국에서 민주화 시위가 폭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주된 이유로 흔히 G2로 불리울 정도의 경제성장과 중화민족주의가 결합되고 있는 점, 개혁개방의 성과를 향유한 신중산층이 민주화보다 당 지배체제를 옹호하고 있는 점, 혼란보다 안정을 중시하는 전통 관념이 여전히 존재하는 점, 중국공산당의 대안세력이 부재한 점과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외에도 중국공산당과 지도자들의 '실사구시'적 분석과 대응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이번 양회의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이는 크게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 ⓒ프레시안

우선, 올해와 향후 중국의 정책방향을 보면 빈부격차의 해소를 통한 사회 안정에 방점이 두어져있음을 알 수 있다. 통화팽창의 억제를 통한 소비자 물가 4% 이내 억제, 일자리 창출 및 실업률 4% 이내 억제, 더 나아가 5년 간 주택 3,600만 채 공급, 최저임금 13% 인상 등이 그러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번 재스민 혁명은 독재정권 하의 빈부격차 심화가 발단이었다. 당의 지도원칙이 관철되고 있는 중국 역시 개혁개방 이후 빈부격차가 지속적으로 심화되어왔다. 여기에다 최근 부동산 가격상승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일반 민중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공산당은 냉철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즉, 미국의 양적 완화에 따라 세계의 투자가들이 미국 국채 대신 금, 원유, 곡물 등의 선물에 투자함으로써 이들의 가격 상승 충격과 함께 국내적으로는 해외에서 유입된 달러와 중국의 투자로 인한 통화팽창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만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계층의 충격이 커지고 급기야 불만이 폭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따라서 중국은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미국책임론을 부각시키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공평'을 강조하며 민간의 불만이 확산되지 않도록 통화팽창 억제 및 빈부격차 해소 등 민생안정에 주력하는 정책을 내놓았던 것이다.

두 번째로 이번 양회 기간 중 중국은 사회주의 민주법제 건설을 주창하며 부패척결을 강조하였다. 또한 서구식 정치개혁이 아닌 중국의 실정에 맞는, 경제개혁과 상호 조응하는 점진적 정치개혁을 추구할 것이며, 인민이 정부를 감독·비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이러한 내용들은 1997년 의법치국을 선포하고, 1999년 사회주의 법치국가 건설을 헌법에 삽입했던 시기의 내용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다시 강조하는 배경에는 재스민 혁명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작년부터 중국은 11차 5개년 규획을 평가하고 새로운 5개년 규획을 준비하면서 경제적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정치행정개혁과 인민들의 경제적 불만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수용해낼 것인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경제가 더 발전한 만큼 조금 더 진전된 정치개혁 조치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일부의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정치적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고, 또 이것이 중국의 실정에 부합하다고 평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 ⓒ프레시안

이처럼, 중국공산당과 지도자들은 중국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냉철한 현실인식과 분석을 통한 정책반영을 능동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점은 중국공산당이 일반 민중들의 불만·요구를 정치·경제적으로 수용하면서 안정을 추구하는 주요동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다만 향후 일반 민중들의 불만이나 요구가 어느 수준까지 나타날 것인지, 또 중국공산당은 이를 어디까지 수용해낼 수 있을 것인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는 중국의 어제와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며, 내일의 중국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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