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이날 오후 시위대 수백 명이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주코티 공원에 다시 돌아왔다고 전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공원 내 야영을 불허한 뉴욕 법원의 결정 때문에 시위대들은 비를 막을 텐트를 반입하지 못했다.
시위대들은 경찰의 통제에 따라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공원 안으로 들어갔고, 이후 회의를 열어 새로운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시위대 중 기타와 드럼을 가져온 이들이 공연을 여는 등 침체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BBC>에 "규칙이 뭐가 됐든 우리는 시위할 권리가 있다. 이 공원은 두 달 동안 우리의 집이었고 전 세계가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해 공원을 떠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이 공원에서 나가야 하는 시간은 정하지 않았지만 공원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큰 배낭을 맨 이들의 공원 입장을 불허해 침구 반입을 원천 차단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주코티 공원의 텐트를 모두 철거하고 퇴거명령에 불응한 200여 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15일 <뉴욕타임스>는 최근 주코티 공원 농성장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으로 비난이 거세지면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철거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면서 시위대들에 최대의 도전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 15일(현지시간) 저녁 우의를 입은 월가 시위 참가자들이 미국 뉴욕 주코티 공원 안에 누워 있다. 경찰은 이날 새벽 공원 농성장을 철거한 후 텐트와 침구 반입을 불허했다. ⓒAP=연합뉴스 |
미국 각 지역의 공공장소에 있었던 농성장이 잇따라 경찰에 의해 철거되면서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는 대학가에 텐트 설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미 명문 하버드대 광장에 20여 개의 텐트가 등장한데 이어 15일에는 미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대(UC버클리)에서 대규모 월가 시위가 벌어진 뒤 광장에 10여 개의 텐트가 세워졌다고 <AP>가 15일 전했다.
버클리대에서는 지난 9일에도 3000명의 시위대가 집회를 연 후 텐트를 세웠다가 경찰에 압수당하고 40여 명이 체포된 바 있다. 하지만 15일 시위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5000명이 참가했으며 그 중에는 미국의 저명한 진보 논객인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도 끼어 있었다.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던 라이시 교수는 이날 "예전보다 더 부유해졌는데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교육과 복지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일 수 있겠냐"고 발언해 시위대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시위에는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를 '점령'해 주목을 받았던 오클랜드 월가 시위대들도 가담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