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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중국인 유학생의 애환과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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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중국인 유학생의 애환과 기쁨

[中國探究]<118>

지난 달 11월 24일 서울에선 <한중 유학생 포럼>이 열렸다.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유학생 대표자들이 각 지역을 대표해서 참석한 자리였다. 재한 중국인 유학생과 재중 한국인 유학생이 각각 1명씩 주제발표를 하고, 한국 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중국인 유학생 대표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발표하는 순서로 마련되었다.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문흥호 소장)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정상기 국립국제교육원장, 아이홍거 재한 중국대사관 교육참사관, 장레이성 한국유학생 연합회 부회장 등이 참가하였고, 여러 중국전문가와 언론인도 자리를 함께 했다. 재한 중국인 유학생의 애환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

먼저, 중국측 주제발표로 나선 중국유학생 대표는 한국에 와서 처음 부딪힐 수밖에 없는 언어장애, 수업장애, 행정장애 등을 토로했다. 사실 이전에 한국어를 어느 정도 익힌 상태에서 대학 수업에 임했지만 그 소통의 어려움은 여전했다는 점을 말했다. 한국에서 '언어장애'는 모든 중국인 유학생이 겪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먼저 당사자가 한국 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정적인 면에서 '의료보험' 등의 혜택이 더 확장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었다. 또한 '역사문제'와 같이 민감한 문제는 양국 정부나 기관이 나서서 대화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번 포럼에서 알 수 있었던 놀라운 점은 재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각 지역별로 매우 섬세하고 전문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네트워크는 서울 수도권지역, 경기도 지역, 부산지역, 광주 전남지역, 충북 지역, 대전 충남지역, 대구 경북지역, 전북 지역, 강원도 지역 등으로 나뉘어져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 유학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취업 등의 정보를 소개하고, 여러 비자 관련 문제점과 해결 방안들을 공유하고, 한중 교류의 방안 등을 논의하는 단체였다.

각 지역 대표자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그들은 한국 생활에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한국에 유학 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또 즐겁게 생활하는 분위기였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중국인이고 중국전문가였기 때문에 발표시 중국어를 구사했지만, 한국어 실력도 대부분 출중했다. 그들의 공통적인 논점은 먼저 이 네트워크가 '정치적'인 특색을 띠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중 교류의 우호적인 면을 강화하기 위해서 상호 이해를 심화하고 공통 분모를 넓혀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국인 유학생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유학생들의 연령이 점차 어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생 연령뿐만이 아니라 조기 유학생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수교 초기 한국에 유학 오는 학생들의 경제적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으나, 현재는 부유층 유학생도 꽤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중국 유학생 사이에서도 빈부 간의 격차가 발생하고 또 연령별 세대차도 생기고 있다. 단순히 중국인이라는 정체성으로 단결을 호소하기는 이미 중국유학생 사회가 매우 다원화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 부딪히는 행정상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한국 대학 내에 중국유학생들에게 주는 장학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이 제기되었다. 유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장학 혜택이 늘어나길 희망했다. 일부 대학에선 행정직원들의 불친절이 도마에 올랐다. '한중문화교류' 등의 행사가 열렸는데 오히려 학교에서 열성적이지 않아서 당황한 경우도 있었다. 반면 대전시 정부의 경우, 지원이 매우 적극적이라는 칭찬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 비자 연장이 개별적이지 않고 집단적이어서 매우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재한 중국유학생들은 유학생회가 계속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정치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통된 입장을 견지했다. 일부 유학생들은 한국인들도 하기 힘든 사회봉사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광주 전남지역 중국유학생들은 정기적으로 노인회, 양로원 등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 온 중국인들은 한국사회에서 더욱 뿌리는 내리고 싶어 했다. 그들은 결국 발전하고 있는 고향 중국 땅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그 전에 한국 사회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하길 희망했다.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관문도 더욱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포럼 마지막 순서에 한중유학생 연합회 부회장인 연세대 장레이성 교수는 한국에서 더욱 잘 생활하려면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잘 배울 것을 당부했다. 유학생 학생회 조직은 한중 상호 이문화를 잘 이해하는 기반 위에서 항의가 아닌 협력을, 오해가 아닌 이해를 도모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한국학생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다지는 것도 앞으로의 장기적인 과제라는 점을 특별히 당부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한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정치적 역학관계나 국제적 연맹은 언제나 유동적이고 이합 집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민간교류는 다르다. 중국의 한 신문이 기존의 중국 내 한류(韓流)를 평가하면서 "문화는 쉽게 시장을 내어주지도 않고 또 쉽게 시장을 잃지도 않는다"라고 그 활약을 칭찬하였듯이, 한중 민간 교류의 문화적 공간은 양국 모두에게 매우 소중한 자원이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 내 중국유학생은 대한민국 미래의 지지자이자 펼쳐나갈 한국시장의 소중한 고객이다. 한중 우호라는 소중한 공간은 쉽게 시장을 잃지도 않고 또 쉽게 시장을 내어주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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