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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파수' 1.8㎓ 대역 SKT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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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파수' 1.8㎓ 대역 SKT 품에

KT, 1.8㎓ 포기, 800㎒로 선회…SKT, 9천950억원에 낙찰

SK텔레콤이 KT와의 혈투 끝에 4세대 이동통신의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1.8㎓ 대역을 차지했다.

주파수 경매 9일째인 29일 KT가 1.8㎓ 대역에 대한 입찰을 포기함에 따라 SK텔레콤은 직전 최고 입찰가인 9천950억원에 1.8㎓ 대역을 차지했다.

1.8㎓ 대역에 대한 낙찰가는 경매 시초가 4천450억원에서 갑절 이상 오른 것이다. 그러나 1조원의 문턱을 넘지는 않았다.

KT는 1.8㎓ 대역을 포기하는 대신 800㎒ 대역을 최저 경쟁가격인 2천610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로써 국내 최초로 시행된 주파수 경매는 지난 17일 시작된 후 83라운드에 걸친 경쟁 끝에 종료됐다.

이에 따라 이번 경매에 매물로 나온 3개 주파수 대역 중에서 1.8㎓ 대역(20㎒폭)은 SK텔레콤에, 2.1㎓ 대역(20㎒폭)은 LG유플러스에, 800㎓ 대역(10㎒폭)은 KT에 각각 돌아갔다.

지난 26일 입찰 82라운드에서 입찰가 1조원의 문턱에서 '입찰 유예'를 선언한 KT는 이날 오전 9시40분에 83라운드에서 전격적으로 입찰 불참을 발표, 'O·K 목장의 결투'를 방불케 했던 주파수 경매에 종지부를 찍었다.

만약 KT가 이날 오전 9시40분에 속개된 주파수 경매에서 1.8㎓ 대역 입찰을 계속하겠다고 나섰다면 기존 최고입찰가인 9천950억원에 100억원을 추가해 이 대역의 가치를 1조50억원으로 상승시킬 수 있었다.

KT는 "주파수 경매가 과열 경쟁으로 사회적 논란과 국가적 손실을 가져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1.8㎓ 대역에 추가적인 입찰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입찰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KT는 그러나 "1.8㎓ 대역을 확보했다면 광대역의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를 확보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가 전파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KT가 1.8㎓를 확보하고 SK텔레콤이 800㎒를 추가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KT는 당초 1.8㎓ 대역을 가져가면 기존 2세대(2G) 서비스로 활용하는 1.8㎓ 대역과 연계해 장비 재활용과 투자비 절감, 광대역화에 따른 주파수 효율성 극대화 등으로 약 1조5천억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이번에 확보한 주파수는 향후 대도시 및 무선 인터넷 수요 밀집지역의 LTE 용량을 확대하는 용도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그러나 "이번 주파수 경매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SK텔레콤 가입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1.8㎓ 대역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KT도 "이번 주파수 경매가 과열경쟁으로 치달으면서 통신 사업자들이 투자 여력을 상실하고, 대규모 자본으로 주파수가 독점되는 등 폐해가 나타났다"며 "경매제도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3세대(3G) 이동통신의 황금주파수로 여겨지는 2.1㎓ 대역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최저가격인 4천450억원에 손쉽게 차지함으로써 이통업계의 '만년 꼴찌'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입찰가가 1조원 가까이 치솟자 "낙찰자가 자금난을 겪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할 것이며, 그 비용은 소비자의 통신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경매방식에 대한 비판이 확산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런 지적에 "현재 공급 가능한 주파수가 부족해 과열 경쟁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나온 것 같다"며 "다음 경매에서는 광대역 주파수를 내놓아 이런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사업자가 해당 주파수를 가져감으로써 누리는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승자의 저주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요금은 시장과 경쟁 상황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요금인상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 기획관은 그러나 "이번 경매에서 나온 우려와 지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으며, 정책적 효율성과 함께 사업자의 투자 효율성을 병행, 고려해 경매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매를 통한 수익금 중 55%는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45%는 방통위가 관리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지만, 아직 어느 분야에 투입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자들은 주파수 할당 허가를 받은 뒤 3개월 내에 낙찰가의 4분의 1을 일시금으로 내고, 나머지 4분의 3을 주파수 사용기간 동안 매년 균등 분할 납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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