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4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한 단계 강등했다. 일본의 신용등급은 중국, 대만과 같은 수준이 됐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2009년 전 세계 경제 침체 이후 일본의 재정 적자 및 국가 부채가 늘어난 점을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지난 5년간 일본의 잦은 정권교체로 장기 경제 및 재정 전략이 효율적으로 실행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3월 일본 동부를 강타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경기 회복을 늦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지난 2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해 이번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 5월 말에도 무디스는 일본 정치권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보였다.
이로서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가 모두 일본에 같은 수준의 신용등급 수준을 내리게 됐다. S&P는 지난해 1월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8년9개월 만에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부채비율은 올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말 173.9%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경제 위기을 맞아 재정 지출을 늘린 탓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재정 위기를 맞은 국가들과 달리 일본은 국채의 자국 보유 비율이 90%에 달해 당장에 위기가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디스도 강등된 일본의 신용등급은 '안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이날 무디스의 조치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교도통신>에 "최근 국채 입찰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일본 국채 신인도에 동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증시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닛케이(日經)평균주가지수는 이날 16.25포인트(0.19%) 하락한 8716.76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생지수와 대만의 가권지수도 이날 오전 하락세를 보이는 등 아시아지역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