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를 내 "미국의 금리부담이 커지고 관련 기관의 연쇄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글로벌 외환보유액 다변화가 가속화되고 △위험자산 시장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 경기후퇴에 직면"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향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은 물론, 달러화와 미국 국채 등 미국 자산의 근본적인 위상약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향후 미국 경제가 회복지연을 넘어 경기후퇴(리세션)에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는 마당이라, 국내 경제에 드리운 암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정체되는 와중에 정책수단까지 고갈된 마당이라,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경기후퇴에 접어들 가능성이 50%"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미국 경제가 벼랑 끝에서 떨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그나마 개선된 성적표를 보인 고용지표를 두고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회복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황소는 어둠에 갇혔다. 미국 경제가 직면한 사상 초유의 사태는, 결국 세계 경제가 닥친 초유의 사태다. 한국은 그 영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조건을 갖춘 나라 중 하나다. ⓒ뉴시스(로이터) |
한국경제 파고 어디까지 올까
당장 한국 경제에 닥칠 파도는 지난주 4거래일 연속 지속됐던 증시지표 하향이다. 휴지기를 지난 후 재개될 8일 증시에 미국 사태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지금으로서는 국내 증시가 손 쓸 방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증시의 대외 개방 정도가 커, 외국인이 안전자산을 찾아 국내 증시를 빠른 속도로 이탈할 게 불 보듯 뻔해서다. 외국인의 이탈에 따라 원화가치 하락(환율절상)도 불가피하다.
특히 한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가 높음을 감안하면, 국내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도 자신하기 어려운 마당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한국의 대미 수출비중은 10.4%로 중국(23.3%)에 이어 2위다.
미국의 수출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 지난달 1일부터 20일 사이에는 9.3%로 떨어졌다. 전년 같은 기간 이 비중은 11.5%였다. 미국 경제의 더딘 회복이 국내 기업의 수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입증한다.
더 무서운 것은 심리다.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 역시 나온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마당에 터진 대형 뉴스는 비관적 심리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7일 곧바로 긴급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관련기관이 모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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