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고려대 법학 교수)이 남성 성기 사진으로 표현의 자유 논란을 촉발시킨 가운데,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가 트위터를 통해 박 교수를 지원하고 나섰다.
가십성으로 소비되던 표현의 자유 논란이 제자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28일 진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 참, 촌스럽게 아직도 이런 거 갖고 논쟁해야 하나"며 "박경신 관련한 비방 기사들. 21세기에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진 씨는 박 교수 비판에 나선 언론들을 두고 "평소엔 '하의실종' 어쩌구 선정적 기사 쓰던 넘들이 왜 이런 맥락에선 갑자기 유교 탈레반으로 돌변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으며 방통심의위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이 무슨 탈레반이 지배하는 아프가니스탄 영토도 아니고…"라며 존재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진 씨는 이어 다른 미술작품들을 트위터로 링크하며 방통심의위의 대처 자체를 비꼬았다. 진 씨가 올린 미술작품들은 모두 남녀 성기가 묘사되거나 성기 이미지가 쓰인 작품들이다. 진 씨는 "지금 올린 그림들은 대개 50년에서 100년 전의 작품들"이라며 "21세기에 백 수십 년 묵은 쿠르베의 작품을 놓고 논란을 벌여야 한다니, 우리가 탈레반 영토에 살고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진 씨는 논평까지 내 박 교수를 비판한 한나라당 역시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28일 논평에서 "박경신 위원의 사진 게재는 실정법상으로나 사회통념에 따른 국민정서상으로나 납득하기 어렵고 '음란한 행위'"라며 "표현의 자유를 빙자하며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상아탑의 교수이자 공인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지고 심의위원에서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씨는 이에 대해 "성나라당 사이트나 19금 걸어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성추행을 해대니 청소년들의 모방범죄가 우려된"다고 비꼬았다. 또 자신을 비판한 트위터 이용자들에게는 "저런 그림을 보고 '꼴리느냐(흥분되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박 교수는 방통심의위가 남성 성기 사진을 올린 인터넷 게시글을 음란물로 판정하고 차단 결정을 내린데 항의하며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남성 성기 사진을 올렸다. 뒤이어 지난 28일에는 여성 성기를 묘사한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을 올려 "국가기관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때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심의위원의 직무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세상의 근원>은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1955년 사들여 소장하다 1995년, 그의 유족들이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 기증했다. 이 작품은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방통심의위는 다음달 4일 전체회의를 열어 박 위원의 게시물을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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