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진 출연 불가? 그럼 이덕화도 하차해야"

배우 김여진 씨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 무산에 거센 반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등 첨예한 사회적 쟁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소셜테이너 김여진 씨의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이 최종 무산됐다.

앞서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배우 김여진 씨가 오는 18일부터 2주에 한 번 '정치·사회·문화분야 진보 대 보수토론'의 진보 쪽 패널로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MBC는 13일 이사회를 통해 사회적 쟁점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고정 출연자를 제한할 수 있는 일명 '소셜테이너 금지법'인 방송심의규정 제8장 고정출연제한 규정을 확정했다. 그리고 15일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여진 씨는 MBC가 새로 개정한 방송심의규정에 의해 출연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그간 김재철 사장이 개입한 김미화 씨 하차와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의 <시선집중> 외압 하차 등 라디오 시사프로에 대한 상식 밖의 외압과 칼질은 계속되어 왔지만, 김여진 씨와 관련된 이번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코미디"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평PD협의회는 "아직 출연도 하지 않은 출연자에 대한 교체기도라는 사상초유의 작태 외에, 사규집 방송운영규정 제5조 2항에 따라 담당 부장과 PD가 출연을 결정하고 라디오본부장마저도 이를 승인한 상황에서 경영진이 뒤늦게 이를 막는다는 것은 사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자 '본부' 라는 라디오의 형태 자체에 대한 이율배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평PD협의회는 "김여진 씨는 단독 출연도 아닌 특정 의견을 대변하는 토론자이고, 김여진 씨의 카운터 파트가 될 전원책 변호사도 모두 사회에 대해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활발하게 개진해온 인사"라며 "도대체 어떤 사람을 출연시켜 토론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거냐"고 되물었다.

그리고 평PD협의회는 "이 논리라면, 사회적인 이슈에 발언한 차원이 아니라 아예 대선 때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순재 씨나 이덕화 씨 등은 지금 당장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할 것"이라며 "조갑제 씨나 이문열 씨 같은 보수 논객들을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시킬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