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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銀 비리, '감시견' 금감원도 구린내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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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銀 비리, '감시견' 금감원도 구린내 진동했다

김종창 곧 소환…금융감독 총체적 부실

도둑만 있었고, 감시견은 없었다. 구린내가 진동하는 비참한 현실이 또 한꺼풀 벗겨졌다.

예금자들이 소중한 자산을 저축은행에 맡겼으나, 이 돈이 정직하게 쓰이는지 감시하는 자는 한국에 없었다. 금융감독원 수장마저 비리에 연루된 게 확인된데다, 정부와 정치권까지 로비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정치권, 어느 정도 연루됐나

부산저축은행의 전방위적 비리 의혹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금융비리 규모만 7조 원대에 달한다. 예금자들이 상대적 고금리를 믿고 입금한 돈이 저축은행의 경영실패를 무마하기 위한 '검은 거래'에 마구잡이로 쓰인 것이다.

비리 연루 기관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감독기관 차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정치권과 청와대, 행정기관까지 줄줄이 엮이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정권 핵심부까지 이 문제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된다는 게 문제다. 민주당과 청와대가 서로를 비리에 연루된 곳으로 공격하는 폭로게임이 벌어진 게 현실을 반영한다.

드러난 사실도 있다. 대검찰청 중수부는 지난달 31일 부산저축은행이 4조5000억 원대 자금을 불법대출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이 금감원 간부뿐만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에게까지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이날 구속된 게 시작일 뿐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은 전 감사위원은 부산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창구였던 윤여성 씨로부터 금감원의 검사 강도와 제재 수준을 낮춰달라는 청탁을 받으며 7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다 위선이었나…." 김 전 원장마저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금감원은 충격에 휩싸였다. 김 전 원장은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로 널리 알려졌었다. ⓒ뉴시스

감독기관이 로비 집단 전락

1일 금감원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김종창 전 금감원장까지 연루됐다. 은 전 감사위원의 청탁을 김 전 원장이 받은 것 아니냐는 혐의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금융감독시스템 전반에 걸친 불신이 대거 확산될 수 있는 휘발성이 높은 소재다. 비리를 감독해야 할 기관의 수장이 '검은 거래'의 핵심이라는 게 드러날 경우, 예금자들의 감독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김 전 원장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김 전 원장이 부산저축은행 투자사에 관여했던 정황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8년 3월 27일부터 올해 3월까지 금감원장을 지냈던 김 전 원장은, 법무법인 광장 고문이었던 지난 2007년 7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부동산 신탁업체인 아시아신탁㈜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했다.

그런데 이 회사는 김 전 원장이 감독당국 현직에 있을 당시인 작년 6월, 91억 원가량을 들여 부산저축은행 주식 34만8000주(지분율 4.71%)를 주당 2만5000원에 매입했다.

이어 증자에 참여한 지 불과 3개월이 지난 같은 해 9월 30일 매입한 주식 중 9만7000주를 주당 2만6650원에 처분했다. 또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직전인 12월 30일에는 7만8000주를 주당 2만7430원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신탁이 거둬들인 자금은 총 47억 원이다.

정치권은 아시아신탁이 매각하지 않은 주식 17만3000주가 휴지조각이 됐으나, 영업정지 전 환산가치 약 44억 원을 부산저축은행이 아시아신탁 측에 되돌려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중 일부는 김 전 원장에게로 흘러들어간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신탁이 경영상태가 좋지 못한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김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렴함이 부각되던 김 전 원장 개인은 물론, 이런 비리를 감독해야 할 금감원마저 치명타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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