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21세기 첫 10년 '글로벌 중간선거' 열리면 승자는 빈 라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21세기 첫 10년 '글로벌 중간선거' 열리면 승자는 빈 라덴"

[해외 시각] "탈레반과 중국도 '위너'…최악 루저는 '미국 경제'"

선거철이 다가오면 각종 미디어는 '선거 블랙홀'에 빠진다. 미국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미국의 비판적 지성인 톰 엥겔하트도 중간선거 예측 텔레비전 방송에 신물이 났다. 후보들의 우세와 열세를 점치는 경마식 보도에 질린 엥겔하트는 아예 본인이 다른 '경마 게임판'을 차렸다.

엥겔하트는 본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톰디스패치'에 게재한 재기발랄한 칼럼을 통해 '글로벌 중간선거'를 중계해 보겠다고 나섰다. 엥겔하트는 이 칼럼에서 세계 정세를 거시적인 시각으로 훑으며 주요 행위자들을 평가하고 있다. (☞원문 보기)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글로벌 중간선거' 승자와 패자들

요즘 TV를 틀면 중간선거 관련 여론 조사나 분석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우리는 뉴스를 보고 있는 것인지 경마장 마권 판매소를 방문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선거 결과가 나오고 몇 주만 지나면 2012년 대선이라는 더 큰 '쇼'가 기다리고 있다. 경마 도박사들은 새 판에 몰두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승부 예측의 열기가 국지적인 선거판에만 매몰돼 있는 것이다. 이런 도박판의 틀은 워싱턴 밖의 국제 정세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제 몇몇 주요 국가와 개인을 아우르는 '국제 중간선거'에 대해 분석해 볼 차례다.

승리가 예상되는 후보

▲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달 프랑스에 이슬람교 차별을 경고하는 테이프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뉴시스
■ 오사마 빈 라덴 :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9.11 테러 이후 9년이 넘게 지났지만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구의 "유일한 초강대국"이 그를 쫒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비록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를 침공해 불태우느라 이 '사냥'에서 몇 년 동안 손을 뗐지만) 빈 라덴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만 해도 '세계적 승자'다.

■ 탈레반 : 승리를 눈앞에 둔 다른 후보는 오지에서 거둔 기적적인 승리의 주인공이며 이슬람 극단 원리주의 운동의 불사조인 탈레반이다. 2001년 11월 탈레반이 카불에서 쫓겨 나갔을 때 이 운동은 완전히 불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미국 덕분에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민족주의자들에게 (탈레반과 미국이라는) 두 개의 재앙 중 그나마 좀 나은 대안이 됐다. 탈레반은 물자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납게 싸우는 반면 270억 달러를 지원받은 아프간 군대와 경찰은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다.

■ 이란(이라크에서) : 부시의 네오콘들이 기세등등하던 2003년 유행한 농담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바그다드로 가고 싶어 하지만 '진짜 남자'는 테헤란으로 가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라크의 누리 알 말리키가 총리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협상을 하려고 테헤란에 갔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이라크에 쏟아 부은 수십억 달러와 미군 인명 피해에도 불구하고 바그다드에서는 이란 정부가 미국의 영향력을 압도하고 있다. (레바논에서도 아마 그럴 것이다.)

■ 중국 : 중국에서는 나쁜 소식이 들린다. 3분기의 약한 실적이 GDP 성장률을 '고작' 9.6%로 떨어트렸다는 것이다. 이는 2분기 성장률 10.3% 보다 낮아진 것이다. 대조적으로 미국은 2분기 1.7%에서 3분기 2.3%로 '뛰었다.' 물론 중국은 도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난 속에 방치된 수천만 농민 등 문제가 많은 나라다. 그럼에도 이 나라는 일본을 제쳤고 대체 에너지 개발에서 선도 주자의 위치를 구축했다. 전세계 희토류의 95~97%가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며 일본과의 마찰에서 보여줬듯 이를 '자원 무기'화할 수 있다. 진정한 승자다.

■ 무인정찰기 제작자 : 미국의 전쟁이 영원한 신무기 실험실이라면 가장 최근의 수혜자는 무인정찰기 제작자들이다. 이 '정밀한' 무기는 근처에 사는 민간인들을 포함해 사람들을 수천 마일 밖으로 이동시킬 능력이 있다. 적의 수만큼 민간인들도 죽이고 있는 이 기계는 미래의 테러리스트라는 새로운 적을 잉태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무인정찰기는 상품으로서는 확실한 승리자다. 미국 기업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무인정찰기들로 꽉꽉 채워질 하늘을 기대하자.

■ 무크타다 알 사드르 : 사드르는 2004년 이라크에서 시아파 무장 봉기를 이끌었고 미군에 대항해 적극적으로 싸웠다. 미군에 체포당해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적도 있는 사드르는 그러나 아직 살아 있다. 시아파 무장세력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전에 비해 비(또는 '덜')무장된 상태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2007년에 공부도 할 겸, 시아파 내부 성직자 서열도 올릴 겸 안전한 이웃나라 이란으로 떠났던 그는 최근 이라크 선거에서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있다. 사드르는 변함없이 완전한 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불편해서 몸을 뒤틀고 있다.

■ 스탠리 매크리스털 전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 한때 매크리스털은 미군의 '암살 사령관'으로서 5년 동안 미 국방부의 극비 합동 특수 작전 사령부를 지휘했다. 베트남전 관련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언론인 세이무어 허시는 이 사령부가 "최고 암살자 부대"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매크리스털은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아프간 전쟁의 사령관으로 임명되었고 저항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애썼으며 민간인을 적게 죽이기 위해 공습을 줄였지만 결과는 좌절이었다. 탈레반은 성장했고 아프간 민중은 불행한 상태에 머물렀으며 미군은 항공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새로운 정책을 싫어하게 됐다.

또 매크리스털은 <롤링스톤> 기자가 있는 자리에서 오바마 행정부를 향한 감정을 배출했고 이 '하극상' 발언을 담은 기사를 본 대통령은 그를 해고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행운이었다. 매크리스털은 아프간의 전황이 악화되기 전에 빠져나와 예일대학교의 잭슨 국제 문제 연구소에서 강단에 서게 됐다. 오늘날과 같은 때에 실업자들이 근사한 직업을 얻을 공산은 거의 없지만 만약 충분히 높은 지위에서 시작한다면, 그리고 대통령에게 해고됐다면 만사 오케이다.

접전 중인 후보

■ 데이비드 페트레이우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이라크에서의 엄청난 군사 작전은 미국이 아니라 이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때 수니파 저항세력이었다가 미군의 돈을 받고 포섭됐던 수니파들은 현재의 시아파 정부에 환멸이 나 다시 저항세력에 가담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페트레이우스는 미군의 '저항세력 토벌 전략'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이 전략은 저항세력을 억제하고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공습을 막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데, 베트남전에서 실패함으로써 폐기됐던 정책에 쌓인 먼지를 털어 앞으로의 핵심 계획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12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보고와 2011년까지 최소한의 미군만을 남겨 놓고 철수해야 한다는 두 가지 상황 때문에 전략은 재수정됐다. 페트레이우스는 가장 정치적인 사령관이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처럼 비밀주의 노선을 택하고 있다.

■ 파키스탄 : 파키스탄은 최근 국토의 20%가 홍수로 수몰됐지만 군사, 정보, 정치 분야에서 미국, 아프간, 탈레반, 인도,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와 보조를 맞춰 왔다. 미국에 파키스탄은 수수께끼이며 오바마 행정부는 파키스탄이 동반자인가 적인가를 놓고 정신분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은 자연 재해로 피해를 입었고 근본주의 게릴라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잠재적인 적들로 둘러싸여 있다. 만약 파키스탄이 승패를 놓고 '접전중'이라면 미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이스라엘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바마 행정부를 얼마나 더 '물 먹일' 수 있을까? 아마도 그 대답은 '그들이 원하는 만큼'인 것 같다. 현재 미국 외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해법인 이른바 '두 국가 건설 방안'에서 진전을 보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넣고 있다. 미국은 협상을 거치기도 전에 이스라엘에 줄 수 있는 것을 다 줬지만 정작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은 고작 두 달 동안 멈췄다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에서 다시 진행 중이다. 만약 오바마가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에 대한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다면, 앞으로 네타냐후의 여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 이란(이라크 아닌 곳에서) : 이란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한심한 정부, 무역 제재로 인해 불안정한 경제, 형편없는 선택과 형편없는 계획, 성난 국민들, 고의적인 악의로 가득한 적들, 그리고 평화적 핵개발이 궁지에 몰려 무기 개발로 넘어갈 듯한 상황과 유라시아 대륙에서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및 인도와의 에너지 경쟁. 누구나 이란을 '접전 중'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 세계 경제 :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경제는 달아오르고 있고 브라질과 같은 몇몇 개발도상국들 역시 마찬가지다. 꽤 많은 자본이 개발도상국들로 흘러들고 있다. 반면 미국 경제는 묘지만큼 차갑고 황량하며 유럽 경제 역시 가장자리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다. 이는 세계 경제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며 날림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원한다면 여기에 돈을 걸어도 좋으나 아마 여기서는 배당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패배할 것으로 여겨지는 후보

■ 미국의 저항세력 토벌작전 :
이 작전은 한때 대유행이었으나 훌라후프나 나팔바지의 경우와 같이 이제 한물 간 것으로 여겨진다. 아프간에서 '민심을 얻기 위해' '주민들을 보호하는' 작전을 쓴다는 이 군사 독트린은 실패했다. 이는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B-52 폭격기가 베트남 남부를 융단폭격하고 CIA의 후원을 받은 팀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엄청나게 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 이 정책은 실패했고 심지어 입안자인 페트레이우스 사령관도 이제는 그 사실을 알 것이다. 물론 그는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겠지만.

■ 영국 : 영국은 갈기 뽑힌 사자가 됐고 여성과 아이들은 재정 감축의 희생양이 됐다. 또 하나의 희생양은 영국 방위 당국이다. 이 기관은 앞으로 4년 동안 8%의 예산을 삭감당했다. 이는 많은 제트기와 1만 7000명의 군인들, 심지어 함대의 주력인 항공모함을 잃게 되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 영국은 미국의 용병 역할을 하고 있고 따라서 미국은 그들의 전쟁에 동참할 조수를 잃었다. 영국은 재정 문제에 관한 한 탄광 안의 카나리아 신세다. (탄광 안의 공기가 나빠지면 카나리아가 사람보다 먼저 죽는다) 다음 차례는 미국이다. 미 국방부는 지금 당장은 '카르페 디엠'(오늘을 즐겨라)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위기는 머지않았다. 또한 그 때가 오면 미국 여성과 아이들이 희생양이 될 것이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뉴시스
■ 이라크인, 아프간인, 미국인들 : 아프간인과 이라크인들은 최근 몇 년간을 지옥에서 보냈다. 살해, 파괴, 유배와 기초적인 서비스 약화는 일상이 됐다. 사망자 수와 부상자 수는 너무 엄청나서 상상하기에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라크전 문서 덕분에 '이라크 바디 카운트'는 1만 5000명의 알려지지 않은 이라크 민간인들의 죽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두 나라 사람들은 미군 침공에 의해 아마도 "자유로워졌을" 것이다. 두 나라 사람들은 지난 10년 동안의 진정한 패배자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또한 묵묵히 폭탄을 쏟아붓고 있는 미국인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상상해 보라, 무슨 승리자가 그 모양인지를.

■ 버락 오바바와 친구들 : 오바마는 2009년 초까지만 해도 많은 지지자가 있었고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마치 시체와 같은 워싱턴의 한물 간 참모들로 스스로를 둘러쌌고 점점 멍청해져 갔다. 오바마 행정부는 실업 대책에도 실패했고 전황은 두 배로 나빠졌다. 우울한 한 해를 보낸 지금 대통령은 2012년의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 선거에서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위기, 아직도 폐쇄되지 않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해 미 행정부가 얼마나 더 끔찍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가 밝혀질 것이다.

■ 미국 경제 : 그냥 말을 말자.

톰 엥겔하트는 '미국의 제국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이며 미국의 대표적 진보·대안 언론 웹사이트인 '톰디스패치'(www.tomdispatch.com)의 운영자이다. 저서로는 최근에 집필한 <미국의 전쟁론 : 어떻게 부시의 전쟁은 오바마의 전쟁이 되었나> 등이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