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여파, 도쿄증시 및 코스닥 급락

원-달러 환율 급등

일본 대지진 충격에 국내 금융시장도 휘청댔다.

일본 북동부 해안에 대형 쓰나미가 관측되고, 후쿠시마 원전 3호기도 폭발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상당수 종목의 주가와 원화가 급락하고 채권은 오르는 등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짙었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69포인트(0.80%) 오른 1971.23으로 마감됐지만, 장중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코스닥은 15.57포인트(3.00%) 내린 502.98을 기록했다.

일본 지진에도 뉴욕증시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은 영향과 일부 종목의 반사이익 등으로 코스피가 6.46포인트(0.33%) 내린 1949.08로 출발했지만, 원전 3호기 폭발 소식이 전해진 오전 11시30분께 1920선까지 크게 밀렸다.

일본에서 들려오는 원전 폭발, 쓰나미 등의 소식에 출렁거렸지만, 외국인이 순매수를 유지하며 낙폭을 축소해 점차 안정을 찾았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335억원을,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9962계약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코스닥은 일본 지진의 반사이익 업종이 없다 보니 불안한 투자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해 급락했다.

업종별 희비는 완전히 갈렸다.

여행, 카지노, 호텔, 원자력 관련주는 폭락했고, 항공, 해운, 보험, 유통주도 큰 폭으로 내렸다. IT중소형주와 코스닥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일본 주요 철강사들의 가동이 중단하면서 반사이익을 받는 철강·금속업종이 7% 이상 급등했다. 화학(4.25%), 전기전자(3.42%), 비금속광물(3.15%) 업종도 올랐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중동 사태와 유럽 재정문제 재부각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 영향권에 놓여 단기 심리가 악화됐다. 그러나 이번 지진이 세계 및 국내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돼 장기 상승 추세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4.41%, POSCO는 8.32%, LG화학은 5.41%, SK이노베이션은 6.72%, 하이닉스는 8.66%, S-Oil은 12.90% 올랐다.

우리투자증권 정근해 스몰캡 팀장은 "수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고, 삼성전자, POSCO, 대형 정유주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코스피가 선전했지만, 코스닥은 투자심리가 급랭한데다 수급 공백까지 생겨 낙폭이 컸다. 코스닥은 투매로 급락한 만큼 낙폭과대주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6.18% 급락해 10,000선을 내줬다. 대만 가권지수, 상하이종합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줄줄이 약세였다.

원화보다 달러 확보에 주력하는 분위기에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1135.30원까지 뛰어 연고점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는 환율 5.50원 오른 1129.70원에 마감됐다.

엔화 자금의 본국 환류로 엔화는 강세를 보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긴급 유동성자금을 확대키로 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일본 대지진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 값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