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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청와대 하급기관 전락…독립성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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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청와대 하급기관 전락…독립성 어디 갔나"

청와대 정례보고에 '한은법 위반' 비판 쏟아져

한국은행의 청와대 정례 보고를 두고 사실상 한은이 청와대와 정부의 하급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은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스스로 버리고 옛 시절로 회귀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은은 김중수 총재의 지시에 따라 작년 11월부터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조사·분석 자료를 청와대에 정례적으로 보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를 받는 대상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제수석 비서관, 그리고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장까지 포함됐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그동안 (문제가) 제기돼 왔던 'VIP 브리프'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한은이 이 정도니 각종 독립기관이 MB(이명박 대통령)에게 얼마나 많은 직통 보고를 하고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었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서를 내 "여전히 한은 스스로 자신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포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과연 한은 자체 역량으로 본연의 역할과 권한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한은에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는 한은이 법으로 보장된 기관의 중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은행법 제3조를 보면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중립적으로 수립되고 자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하여야 하며, 한국은행의 자주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5조는 "한국은행은 그 업무수행과 기관운영에 있어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으로 한은이 청와대나 정부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도록 보장돼 있으나, 한은 스스로 기관의 존립 근거를 해쳤다는 지적이다.

▲한은 독립성 논란의 핵심에는 김중수 총재가 자리하고 있다. 김 총재는 집권 초기부터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는 물론, 친 MB 인사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뉴시스
실제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김 총재 집권 이후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기획재정부 차관의 열석발언권이 행사돼 온데다, 그간 한은이 내린 기준금리 방향이 정부 정책을 뒤따르는데 급급한 모양이라는 해석이 꼬리를 물었다.

더군다나 한은의 최근 조직개편도 김 총재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앞으로 한은의 독립성은 더욱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진보신당은 "김 총재는 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한은의 위상을 추락시켰으며, 한은법을 위반했다"며 김 총재가 한은을 'MB 코드' 맞추기에 활용하는데 그쳤다고 강조했다.

경실련도 한은이 '청와대의 연구·보고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최근 한은 노조원들이 생각하는 한은 독립성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92%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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