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세대책 발표해 여권 압박

시민단체ㆍ진보정당 제안 수용…"세입자에게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전세난이 정치권에서도 핵심 이슈로 부각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9일 전월세 안정대책을 발표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번 전세난의 주요 원인을 현 정부의 '분양중심 주택정책' 실패로 규정하고, 그간 시민단체ㆍ진보정당에서 주장해오던 전월세 대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먼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세입자(임차인)의 권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민주당은 강조했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은 계약기간을 2년까지 보장해 주고 있어, 이 기간에는 집 주인(임대인)이 전세 보증금을 함부로 올리지 못한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지나면 전세값을 아무리 올리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민주당이 내놓은 방안은 △세입자가 1회에 한해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가지도록 보장하고 △전월세 인상률은 상한선을 두며 △집주인이 인상률 상한제를 위반할 경우에는 세입자에게 반환청구권을 주도록 했다.

다만 시민단체의 요구와 달리 세입자와 마찬가지로 집주인에게도 "임차인의 차임연체, 부정임차, 중대한 과실" 등이 있는 특별한 상황에 한해 계약갱신 거절권한을 부여했다. 한나라당이 이 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손질될 경우, 사실상 계약갱신청구권이 무력화될 수도 있어 당 안팎에서는 적잖은 잡음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또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보금자리 분양주택에 지원하는 국민주택기금을 공공임대주택 건설 지원으로 전환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보다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 정부가 폐지했던 재개발ㆍ재건축시 임대주택 의무건설 및 소형의무비율을 예전으로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건설업자는 재건축 증가용적률의 25%를 임대주택으로 의무적으로 건설해야 하고, 재건축 면적에 따라 소형주택을 의무적으로 건설해야 하는 의무비율도 복원된다.

또 여전히 상당수 남아있는 미분양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이용해 당장의 전세난 해소에 써야 한다고 밝혔다. 재원은 국민주택기금을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또 민간 부동산펀드가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에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해 세제지원을 하는 방안도 추가했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임대료 보조제도(주택바우처)를 도입해 저소득층이 임대주택을 찾을 경우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멸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건축ㆍ재개발 시 순환재개발방식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주택 리모델링 심의를 완화해 주택공급을 확대하자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주택개발을 더 자극하는 정책이라 반대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