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민 심각… 임대차보호법 2월 국회서 개정해야"

민노당·시민단체 전세난 해결 촉구

지난 24일 '전월세대란 해결을 위한 민주노동당 특별위원회(전월세특위)'를 발족한 민노당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경제적 약자인 세입자(임차권자)의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기 위해 지난 1981년 제정된 법이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은 계약기간을 2년까지 보장해 주고 있어, 이 기간에는 집 주인(임대인)이 전세 보증금을 함부로 올리지 못한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지나면 전세값을 아무리 올리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어 지금과 같은 전세 공급 하락기에는 전세값이 크게 뛸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입자 김모 씨(중랑구 면목동)는 "1억 원 짜리 전세에 사는데 7000~8000만 원가량이 한 번에 오를 상황이라 월세로 밀려날 지경"이라며 "현재 능력으로는 정부에서 내놓은 대출 확대 정책으로도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다. 정치권에서 움직여달라"고 촉구했다.

전월세특위와 시민단체들은 계약기간 만료 후에도 전월세 보증금 인상폭을 5%로 제한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이미 상가에는 가격인상 상한선을 5%로 제한하는 법을 시행 중"이라며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이 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시민단체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입자가 1회에 한해 전세계약 갱신을 집주인에게 요청할 권리를 주고, 갱신 시 전세보증금 인상률은 정부가 정한 상한선 범위(5~10%)로 제한하자는 얘기다.

서채란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는 "'전세난민'이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지경이다.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유민이 수도권으로 유입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럽 여러 나라와 일본에서 강화하고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을 강한 수준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시장가격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제도들의 도입에 반대하고 있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키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