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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회의 '소문난 잔칫집'…갈등 봉합 실패, 공은 프랑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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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회의 '소문난 잔칫집'…갈등 봉합 실패, 공은 프랑스로

[분석] 환율갈등 해결 못한 '서울선언', 무엇을 남겼나?

결국 환율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12일 채택한 '서울선언'에서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을 해결하지 못하고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자는데 합의했다.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은 내년 프랑스 칸에서 열릴 제6차 G20 정상회의에서 구체안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리라는 기대가 무산됐음을 의미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후 오후 4시부터 열린 내외신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은 내년 상반기중 그 경과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20 정상들은 경주에서 논의한 △자유무역기조 유지 △금융규제 체계 마련 △개도국 개발 △부패 방지 △중소기업 지원 등에 힘을 모으겠다는 내용을 '서울선언'에 포함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각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내년부터 1년에 한번씩 열리는 G20의 차기 개최지는 프랑스 칸이다. ⓒ청와대 제공

환율문제 봉합 못해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세계의 주목도가 가장 높았던 사안은 단연 미국과 중국의 환율갈등이었다.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G20은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상수지 목표제"를 도입하자는데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이어 열릴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이 예시적 가이드라인이 보다 구체화되리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서울선언에서 채택한 '서울 액션플랜(Seoul Action Plan)'을 보면 G20은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환율유연성을 제고하며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할 것"이라고 선언하는데 그쳐, 경주 회의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서울선언은 오히려 경상수지 목표제의 경우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문구를 채택해 종전보다 그 강도를 낮췄다. 이는 한국이 제안한 '국내총생산(GDP)에서 경상수지가 4% 이상 차이 날 경우 환율을 조절해 경상수지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한다'는 내용은 물론, 경주에서의 합의보다 구속력이 떨어진다.

외면적으로만 보면 중국과의 무역불균형 시정을 강하게 요구한 미국과 이를 지지한 한국, 인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치적 부담을 전혀 벗지 못했고, 이명박 대통령 역시 별다른 성과물을 얻지 못했다.

특히 서울선언은 "주요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유의한다"며 "이러한 조치들은 일부 신흥국이 직면하고 있는 과도한 자본이동 변동성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문구를 채택해, 브라질과 중국 등 선진국 투기자본의 유입 제재를 강력히 요구하던 개발도상국의 입김을 주요 반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일부 국가들이) 경상수지 목표를 정해 관리하자는 것은 경제적으로 유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과 재정 측면에서도 효과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독일은 중국과 함께 대표적인 경상수지 흑자국이다.

다만 G20 정상들은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환율문제를 비롯한 주요 의제의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년 G20 프랑스 칸 정상회의에서 채택하기로 하며,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가 그 경과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DDA 조속히 타결해야"

한편 각국 정상은 정상회의 규모를 G20으로 늘린 계기가 된 '자유무역주의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시금 선언했다.

서울선언은 "성공적이고, 수준 높고, 포괄적이며, 균형잡힌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지금까지의 성과에 더하여 DDA 협상 지침에 따라 협상담당자들이 모든 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협상 과정에 참여할 것"이라며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는 필요시 각국이 국내 제도에 따라 비준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또한 모든 유형의 보호주의를 배격하기로 약속한다"고 문구에 밝혀 금융위기가 보호주의로 변화하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을 되새겼다.

그간 상대적으로 크게 논의되지 않던 DDA 타결 의제는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과 관련기구 대표들이 이슈를 부각시키면서 이번 정상회의에 채택됐다.

지난 9월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정치지도자들이 도하 협상 최종 단계에 들어설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정치적 신호를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DDA를 아직도 타결하지 못한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G20 정상들은 또 IMF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자는 공감대를 다시금 확인했다. 다만 경주 재무장관회의 이상으로 진전된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았다.

서울선언에서 정상들은 "IMF의 정당성·신뢰성·효과성을 제고하여, IMF가 국제금융안정 및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기구가 되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IMF 지분의 6%를 신흥국으로 이전하고, 유럽연합(EU)이 갖고 있던 9명의 이사 의석 중 2석을 신흥개도국에 양보하기로 했다. 한국의 지분율은 1.8%포인트 올라 회원국 중 지분율 순위가 18위에서 16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의 권한은 줄어들지 않아 실질적인 변화는 전혀 없다. 여전히 IMF는 미국이 비토권을 행사하면 어떠한 개혁도 추진할 수 없는 의사결정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의 지분율은 17.67%에서 17.41%로 축소됐지만, 회원국의 15%가 거부하면 IMF의 의사결정은 이뤄지지 않는다.

'코리아 이니셔티브' 어찌 됐나

한편 한국이 의제로 올린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과 개발 의제 등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는 개략적인 틀에서 선언을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이를 성과로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8월 한국의 주도로 도입된 탄력대출제도(FCL) 개선, 예방대출제도(PCL) 신규도입 등의 구체적인 결과물은 도출하지 못했다.

G20은 우선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해 "은행 자본, 유동성 기준과 체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들을 보다 잘 규제하고, 효과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수단들이 포함된다"며 "새로운 체계는 과거와 같은 금융부문의 과도한 팽창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제어하여 보다 복원력 높은 금융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유사은행과 상품선물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 그리고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시장 신뢰성과 효율성의 제고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IMF와 세계은행(WB)의 지배구조개혁 추진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통해 더욱 안정적이고 견고한 국제통화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개발이슈에 대해서는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을 위한 우리의 공약을 보완하고 특히 개도국 인프라 개발 등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가시적이고 중요한 변화를 불러오기 위해 다년간 개발 행동계획에 명시된 구체적인 조치에 중점을 둔다"는 이른바 '서울 개발 컨센서스'를 제안했다.

나아가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자금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G20은 그 밖에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짧은 해답을 제시했다.

우선 '반부패 행동계획(Anti-Corruption Action Plan)'을 마련해 부패를 척결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공정사회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과도한 화석연료 가격변동성 완화와 국제해양환경 보호"에 노력하고 '세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자"고 선언했다.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해 G20은 이달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제16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성과물을 도출하자고 했다.

한국 정부가 공을 들인 비즈니스 서밋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정례화하자는 의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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