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삼성생명 불법행위 국감 막는 이유가 뭔가?"

유원일 의원 "삼성 관련 증인 신청 가로막는 기성 정치권 개탄"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이 삼성생명의 과거 분식회계에 금융감독위원회가 뒤를 봐줬다고 주장하며 국정감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1일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를 막고 있다고 이들 정당을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생명과 금감위가 합작한 계약자 자산 탈취극은 국감을 통해 밝혀야 한다"며 "그러나 국감증인으로 신청한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과 노상봉 전 보험감독원 국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의해 모두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삼성이라는 거대권력 앞에 자유롭지 못한 기성 정치권의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나서지 않으면 국민의 힘으로 밝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 뭐가 문제였길래

유 의원이 지적한 삼성생명의 과거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지난 4월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991년 당시 자산재평가법을 어기고 852억 원 손실을 이익으로 분식회계했다. 또 1998년에는 자산재평가적립금 257억 원을 특별이익으로 환입해 주주에게 불법 배당했다. 유 의원은 이 두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의 뒷배를 봐줬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먼저 1991년 당시의 불법 의혹을 묻는 유 의원의 질의에 금감원은 지난 4월 "삼성생명 재평가이익 852억 원 중 주주지분(30%) 256억 원만 당기손익에 반영됐고, 계약자지분(70%) 596억 원은 보험계약준비금에 계상됐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회계원칙상 '자산재평가이익' 항목은 자본계정의 '재평가적립금'으로 계상해야 맞다. 삼성생명이 결손을 이익으로 계상해 이익이 과다 측정되는 분식회계를 한 셈이다.

유 의원은 이에 더해 "1990년~1993년 삼성생명 대차대조표를 보면 자산재평가익 852억 원이 전액 당기수익으로 계상돼 있다"며 "256억 원만 당기수익에 반영했다는 금감원 답변은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삼성생명 뒷배 봐 줘"

금감원의 삼성생명 비호는 1998년 불법 건에도 두드러진다는 게 유 의원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삼성생명이 1998년 자산재평가적립금 257억 원을 특별이익으로 환입해 주주에게 배당한 행위가 금감원과의 유착 아래에 일어난 불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유 의원의 질의에 "당시 보험업감독규정 부칙 5조에 따라 준비금을 특별이익으로 환입한 것이고, 환입금액 257억 원은 보험업 감독규정 82조에 의거해 계약자 몫으로 218억 원, 주주 몫으로 39억 원이 배분됐다"고 답변했다.

유 의원은 그러나 "1999년 2월 보험업법 개정 전까지는 보험회사가 자산을 평가하거나 매각할 때 그 차익을 보험계약자를 위한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했다"며 "법적 근거도 없이 보험계약자들의 이익을 주주들의 이익으로 바꾼 부당행위"라고 일침을 놓았다.

유 의원은 특히 "삼성생명의 이런 불법이 가능했던 것은 구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가 보험업법을 무시하고 행정지침으로 '특별이익' 환입을 지시했기 때문"이라며 과거 금감위가 삼성생명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관련 법까지 임의로 손봤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삼성생명은 이처럼 막대한 분식회계와 불법행위를 저지른 후 올해 5월 상장됐다"며 "삼성생명 대주주들은 막대한 상장이익을 챙겼고, 수많은 보험계약자들은 자신의 자산을 부당하게 뺐겼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