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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올려도 은행 예금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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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올려도 은행 예금 '뚝'

시중자금 부동화 현상 심해져

기준금리 인상이 별무소용이다. 시중자금은 여전히 부동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5일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총수신 잔액은 658조2353억 원으로 전달보다 1조1518억 원 감소했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올랐으나 오히려 수신 잔액은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초 급격히 줄어들다 5월 들어 강한 회복 조짐을 보인 은행예금의 증가세가 다시 꺾인 것이다.

그나마 강한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게 증권사의 자금 수신 현황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42조8923억 원으로 6월 말(41조3468억 원)보다 3.7%포인트 늘어났다. 지난달 22일에는 43조2990억 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올해 들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금액은 13조6000억 원에 달한다. 펀드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CMA에 단기 대기시킨 후, 증시 조정기에 다시 재투자하려는 성향이 강해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은 자금을 증권사로 옮기는 추세가 뚜렷하다. 삼성증권이 자사에 1억 원 이상을 예탁한 거액자산가 7만1162명의 자산 구성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 간 거액자산가들의 주식직접투자 자산은 37.4%포인트 늘어났다. 증권사가 고객을 대신해 다양한 금융상품에 직접투자하는 상품인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경우 무려 346.5% 포인트 불어났다.

반면 이들 거액자산가들은 MMF와 RP(환매조건부채권) 등 단기 현금성 자산을 각각 26.1%포인트와 15.9%포인트 줄였다.

서울 목동의 한 증권사 대리점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워낙 소폭 올라 은행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며 "투자 문의가 예전보다 소폭 늘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온전히 증시의 강세로 보는 것은 무리다. 직접투자 의사를 가진 이들이 증시에 투입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4월 이후 줄곧 감소세다. CMA가 이제 월급통장을 대체할 정도로 일반화된 것을 감안할 때, CMA 증가세를 곧바로 증시 강세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증시의 인기가 최근 들어 커지고 있지만 이미 1800선을 전후로 할만큼 강한 상승세를 보인 후이고, 소비자물가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음 달에도 올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와 같은 추세의 연장을 기대하는 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CMA 계좌잔고와 투자자예탁금 추이. CMA 잔고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이것만으로 증세의 강세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프레시안

오히려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보다 강해지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 은행예금보다는 높은 금리 확보가 가능하고 안정성도 높은 CMA가 인기를 끄는 반면, 위험자산인 부동산과 증시의 인기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시중 투자자금이 갈 곳을 정확히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교보증권 자료를 보면 4일 현재 수시입출금 예금과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초단기 자금, 곧 부동자금 규모는 570조 원에 달한다. 금융위기 이전이던 2008년 5월 말의 500조 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높은 금리수익을 노린 자금이 일단 초단기 자금시장에서 대기만 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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