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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책벌레'들이 주목한 올해의 과학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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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책벌레'들이 주목한 올해의 과학 책

[APCTP] 2007년의 과학 책 10권 선정

올해 나온 과학 책 중에서 과학자의 눈길을 끈 것은 무엇일까? 과학계 안팎의 내로라하는 '책벌레'들이 과학 책 10권을 선정해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소장 피터 풀데)는 14일 '올해의 과학 도서 10권'을 발표했다. 이날 선정된 책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소소 펴냄), <소수의 음악>(승산 펴냄), <스트링 코스모스>(지호 펴냄), <스피노자의 뇌>(사이언스북스 펴냄),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미래M&B 펴냄), <인간 없는 세상>(랜덤하우스 펴냄) 등이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선정에는 곽영직 수원대 교수, 국형태 경원대 교수, 김상표 군산대 교수, 김영태 아주대 교수, 박종오 전남대 교수,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이명현 연세대 교수 등 각 분야에 포진한 과학자들이 직접 참여했다. 최종 선정은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장대익 서울대 교수, 도서평론가 이권우 씨 등이 맡았다.

정재승 교수는 "대중성보다는 일반인에게 과학과 관련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역작을 선정하려고 노력했다"고 선정 기준을 밝혀다. 그는 "과학자가 직접 뽑은 과학 책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이번 선정이 여타의 '올해의 책'과 다른 점을 설명했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선정된 10권 중에는 <만들어진 신>(김영사 펴냄),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처럼 출간 때부터 화제가 됐던 책 외에 낯선 제목도 보인다. 바로 <소수의 음악>, <스트링 코스모스>, <스피노자의 뇌>, <이보디보 : 생명의 블랙박스를 열다>(지호 펴냄)처럼 수학, 생물학, 물리학 등의 전문 지식을 담은 역작들이다.

특히 남순건 경희대 교수가 쓴 <스트링 코스모스>는 10권 중 유일한 국내 필자의 책이다. 남 교수는 이 책에서 현대 물리학의 첨단 이론인 '끈 이론(string theory)'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선정 위원으로 참여한 국형태 교수는 "국내외 과학자들이 우주의 기원을 해명하고자 어떤 도전을 하고 있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남순건 교수는 14일 오후 1시 서울 교보문고 강남점 문화이벤트 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독자를 상대로 '끈 이론'을 강연할 예정이다. 포항공대에 본부를 둔 APCTP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물리학 공동 연구, 학술 교류를 증진하고자 1996년 설립된 국제 연구 기관이다. 2005년부터 '올해의 과학 도서' 선정, '과학 커뮤니케이션 학교' 등의 행사도 진행 중이다.
APCTP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 책 10권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소소 펴냄)

만일 촘스키가 다윈을 만났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아마 이 책의 저자인 핑커처럼 되었을지도 모른다. 저명한 MIT의 언어심리학자 핑커는 진화심리학의 메카인 캘리포니아 대학(산타 바바라 캠퍼스)에서 다윈의 후예들을 만나 이 책을 썼다.

여기서 그는 인간의 마음이 인류 진화사의 99%에 해당되는 수렵 채집기를 잘 살아가게끔 진화했다고 말하면서, 이 사실이 인간 본성의 이해에 얼마나 커다란 차이를 불러일으키는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도발한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인간이 훨씬 더 많은 본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인지과학과 진화론의 행복한 만남을 위한 최고의 지침서이다. (장대익)

<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김영사 펴냄)

가장 사랑했던 딸의 죽음을 면해달라고 절규하던 다윈의 기도를 신은 들어주지 않았다. 그 이후로 다윈이 실질적으로 무신론자처럼 살았던 것은 아마도 세상의 고통에 대한 유신론적 이해의 부적절함이었는지 모른다. 이 책에서 저자인 동물행동학자 도킨스는 인류가 고안해낸 '신이 존재한다는 가설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신앙이 얼마나 어이없는 행위인지를 논증한다. 때로는 논증을 넘어 선동하기도 하지만, 장롱 속에 숨어있는 불가지론자와 무신론자를 커밍아웃 시키기에는 충분히 효과적이다.

딱히 기독교 국가라 할 수도 없는 국내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뭘까? 어쩌면 이는 국내 종교들의 행태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합리적 시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과연 종교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과학적 무신론의 결정판인 이 책은 '그럴 수 있으며 그게 더 바람직하다'고 대답한다. 이 책은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독점해버린 종교에 대한 가장 노골적인 비판서이다. (장대익)

<소수의 음악> (마르쿠스 듀 소토이 지음, 고중숙 옮김, 승산 펴냄)

과학 출판계가 최근 출간하는 책의 종류와 분야가 다양해지고 독자층도 넓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수학책은 그다지 많이 출간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올해 나온 수학책 중에서 <소수의 음악>과 모리스 클라인의 <수학의 확실성>(사이언스북스 펴냄)은 '가뭄의 단비' 같은 걸작이다. 두 책 모두 고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운데, 수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두 권 모두 읽어보길 바란다.

<소수의 음악>은 현대 수학의 최대 난제라 할 수 있는 '리만 가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책이 리만 가설에 대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전자 상거래나 암호 등을 포함해 우리의 일상생활 속의 광범위한 예들이 끊임없이 인용되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소수(prime numbers)'가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마이클 베리 경은 이런 말을 했다. "리만 가설은 소수를 음악으로 풀어 쓸 수 있다는 뜻의 수학적 서술이다. 소수에 음악이 들어 있다는 말은 이 수학적 정리의 시적 표현이 될 텐데, 아마도 그것은 일종의 포스트모던 음악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베리 경의 말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수학의 아름다운 연주에 빠져보길 바란다. (정재승)

<스트링 코스모스> (남순건 지음, 지호 펴냄)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물리학은 대중의 관심과 경외심을 끌고 더욱 그러했지만, 기초과학이 한 개인의 인생진로로써 기피되는 요즈음에 와서도 물리학은 여전히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위치를 잃지 않고 있다.

'끈 이론(string theory)'은 적지 않은 수의 물리학자들이 거의 같은 문제에 뛰어들어 먼저 해답을 찾기 위해 경주하는 첨단 이론이다. '궁극적 이론(Ultimate theory)', 혹은 '삼라만상의 원리(Theory of everything)' 등 다소 황당하게 들리는 별명은 끈 이론 학자의 기대와 자부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론의 관심은 다분히 속세를 떠난 것이어서 첨단기술로 포장될 우리의 미래 생활과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대중은 끈 이론이 무엇이며 어디에 와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끈 이론이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밝혀, 인간이 끊임없이 품어왔던 의문에 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스트링 코스모스>의 저자는 끈 이론 연구의 첨단에 서있는 국내 과학자이다. 전문가에게만 논리적이기 쉬운 것이 과학자의 글인데 그는 쉽고 명쾌한 언어로 대중에게 첨단 이론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 역시 끈 이론 학자인 브라이언 그린이 끈 이론을 소개하는 <엘리건트 유니버스>(승산 펴냄)를 써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국내 과학자 원저라는 데서 <스트링 코스모스>는 더욱 의미가 있다.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의 학자들이 어떻게 끈 이론의 경주에서 뛰고 있는지를 망원경으로 보듯이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형태)

<스피노자의 뇌 : 기쁨, 슬품, 느낌의 뇌과학>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임지원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신경과학에 대한 굵직한 저서들이 발 빠르게 번역 출간되고 있는 요즘, 올해 나온 신경과학책 중에서도 <스피노자의 뇌>는 가장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 책을 쓴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오랫동안 아이오와의대 신경과 교수를 지내면서 '감정이 의사 결정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로 의사결정 신경과학 분야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한 바 있으며, 현재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뇌과학 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통합적인 대뇌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뇌과학 분야의 선두 주자다.

그가 이 책에서 스피노자의 철학에 주목한 이유는 300년 전 몸과 마음을 별개의 것으로 인식한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에 반박하며 '몸과 마음이 동일한 실체의 평행한 속성들이며 같은 바탕 위에 존재하는 다른 표현'이라고 주장했던 스피노자의 철학이 현대 뇌 과학과 잘 맞닿아있음을 설파하기 위해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에티카>를 중심으로 국내에선 맛보기 힘든 스피노자의 철학에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뿐 아니라, 현대 신경과학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현대 사상가는 현대과학으로 철학한다'는 말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다마지오의 역작 <스피노자의 뇌>는 진지한 과학 독자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책 중 하나다. (정재승)

<이보디보> (션 B 캐럴 지음, 김명남 옮김, 지호 펴냄)

창조론이 그럴 듯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전지전능한 신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 이 생명의 다양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당신이 이렇게 생명의 다양성에 경탄하며 창조론을 힐끔거린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생명의 다양성은 신의 선물이 아니라 진화가 빚어낸 놀라운 작품이다.

생물학을 공부할 적에 수많은 다른 동물이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사실이 의아하기만 했다. 쥐와 사람은 약 2만9000개의 같은 유전자를 공유한다. 심지어 침팬지는 사람과 유전자가 99% 비슷하다. 그렇다면 쥐와 사람, 침팬지와 사람의 큰 차이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보디보(Evo Devo)'라 불리는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의 성과를 쉽게 설명한 이 책은 바로 이 역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간은 도대체 어디서 왔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이 책을 정독했다면, 누구나 만물은 연결돼 있다는 철학적 질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양구)

<인간 없는 세상>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어느 날 갑자기 인류가 사라진다면 지구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의심할 여지없이 이 지구를 인류와 나눠 쓰는 대다수 생물은 (그들을 의인화하자면)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수천 년간 만들어 놓은 이른바 '문명'은 더 행복할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답한다.

도시의 빌딩 숲은 진짜 숲으로 대체된다. 1000년이 지나면 인공 구조물 중에서 온전한 형태로 남는 것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해저 터널뿐일 것이다. 바퀴벌레처럼 인류에 의존해 도시의 따뜻한 환경에서 자라던 것은 멸종될지 모른다. 반면 한때 인간의 친구였던 고양이는 놀라운 생존력으로 인간을 대신해 새 세상의 주인 노릇을 할 것이다.

물론 인류의 유산 중 아주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있다. 전 세계 곳곳의 원자력 발전소는 며칠 새 가동을 멈추며 폭발할 것이다. 세계 곳곳에 제 2, 3의 체르노빌이 생길 테고 지구를 덮는 대기는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인간은 원자력 발전소를 통해 사라진 뒤에도 종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지 모른다.

아, 또 있다. 인간이 사라진 뒤, 아니 지구가 사라진 뒤에도 라디오, 텔레비전의 방송 전파는 계속해서 외계를 떠돌 것이다. 인간이 모두 사라진 뒤에도 우주 어느 곳에서 '원더걸스'의 '텔 미'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 인간의 자리를 근본부터 따져보게 하는 이 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읽어봐야 할 올해 최고의 책이다. (강양구)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윌리엄 브로드·니콜라스 웨이드 지음, 김동광 옮김, 미래M&B 펴냄)

일반인은 과학자를 신비화하는 경향이 있다. 과학자는 늘 객관적이며 진리 추구적이라 보는 것이다. 기실 숱한 교과서들이 과학이나 과학자를 그렇게 묘사해왔다. 설혹 연구 부정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더라도 과학자 전체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산되기보다는 개인의 일탈 행위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되풀이 되는 연구부정을 볼라치면 이 같은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눈치 채게 된다.

이 책은 과학자들의 기만 행위에 대해 자세한 사례를 나열하며 일반화한 과학 및 과학자상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은이들이 말하고 있는 전통적인 과학관은 '과학의 인지 구조' '과학적 주장의 검증 가능성' '동료 평가'이다. 이런 특징은 과학에서 기만 행위가 일어날 수 없는 제어장치가 된다. 그럼에도 기만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면, 이 정통적인 과학관은 수정되어야 마땅할 터다.

히파르코스의 연구를 차용한 프톨레마이오스, 관찰자의 임무를 방기한 갈릴레오, 데이터를 조작한 뉴턴 등속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세속적 야망을 위해 진리를 포기한 고전적인 사례에 든다. 황우석을 포함해 그 많은 과학자들은 왜 진실을 배반했을까. "과학자의 두 가지 목표인 진리 추구와 공적에 대한 갈망 사이에 분열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설득력 높은 논리적 근거를 들어 우리의 관점을 바꾸라고 설득한다. 그 때 비로소 "과학과 과학자의 진정한 본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어서다. 고통스럽지만, 지은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이권우)

<칼 세이건>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안인희 옮김, 동녘사이언스 펴냄)

천문학 책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펴냄)와 조디 포스터가 주연했던 영화 <콘택트>의 원작자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칼 세이건은 사실 그 이전에 엄격한 천체물리학자였고 그 전에 먼저 마음 따뜻한 휴머니스트였다. 칼 세이건의 학문을 향한 열정과 성취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좌절과 배신이 밀도 있게 서술되어 있어서 그의 천체물리학자로서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또 주류 과학자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직접 다가서서 별과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그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이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젊은 시절의 청년 칼 세이건의 꿈과 열정적인 모습을 가감없이 그대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이 책만이 주는 또 다른 기쁨이다.

칼 세이건 재단에서 조차 손사래를 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서술된 그의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결혼 생활 이야기와 숨겨진 개인적인 삶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한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책 속에 박제된 근엄한 위인이 아닌, 평전을 뛰쳐나와 우리들 마음속을 마구마구 행군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칼 세이건을 만날 수 있다. (이명현)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지음, 김명남·장시형 옮김, 김영사 펴냄)

이 책에서 예측하는 우리의 미래 모습 하나하나가 놀랍기만 하지만 또 강한 설득력을 갖는 것은 지은이가 바로 '레이 커즈와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가까운 미래를 그럴듯하게 예측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그동안 발명을 통해서 커즈와일이 보여준 미래를 향한 개척 정신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계량적인 미래 예측은 우리에게 큰 믿음을 준다.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미래의 모습은 놀랍고 상상을 초월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성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럴듯한 가까운 장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것이 곧 이 책이 갖는 매력이자 마법인 것 같다.

인간 문명의 끝은 오메가 포인트가 아니라 특이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즈와일의 미래에 한 표를 던진다. 이 책은 역설적으로, 이런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또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이끌어 가는 절실함도 내포하고 있다. (이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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