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동아제약 회장)이 결국 차기 회장직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강신호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강 회장과 아들인 강문석 동아제약 수석무역대표 간의 경영권 분쟁이 전경련 내부의 내홍으로 확대되면서 나온 것이라 '재계의 구심점인 전경련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6일 오후 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통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차기 회장직을 수락하지 않겠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달 25일 회장단 회의에서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강신호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강 회장과 더불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적극적으로 강 회장 재추대 의사를 밝혔다.
당시 강신호 회장은 아들인 강문석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을 간접적으로 거론하면서 "최근 불거진 가족 문제로 전경련과 사회에 물의를 야기해 송구스럽다"면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은 전경련이 거듭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관측돼 왔다.
하지만 강 회장이 언급했던 대로 전경련 회장단 내부에서 강신호 회장과 강문석 대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강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적격한지에 대한 시비가 일었다. 결국 김준기 전경련 부회장(동부그룹 회장)이 강 회장의 연임에 반발해 자진 사퇴하는 등 이런 자격 시비는 전경련의 내홍으로 번졌다.
전경련은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던 정기총회를 2주 뒤로 미루고, 그 전에 전경련 회장단과 원로 고문단 4~5명으로 '차기 회장 추대위원회'를 구성해 새 후보를 물색하기로 했다. 차기 회장으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신호 회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아제약을 창업해 건강보조음료 박카스와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등 히트상품을 개발했다. 그는 2004년 중도 사퇴한 손길승 전 회장(당시 SK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전경련 회장직을 맡은 후 2005년 총회에서 회장으로 재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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