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뼈대로 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드는 올해 상반기에 낸 14억4000만 달러의 적자를 벌충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1만 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추가로 해고할 계획이다. 포드는 이미 지난 1월 4000명의 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한 바 있다.
또 포드는 2012년까지 북미 내 14개의 공장을 폐쇄하고 최소 4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는 구조조정 계획인 '웨이 포워드 (Way Forward)' 전략을 2008년으로 앞당겨 마무리하기로 했다.
멀럴리 전 보잉 부사장…포드의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포드는 15일 뉴욕 시간으로 오전 7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날 새벽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경영난을 타개할 목적으로 지난해 구조조정에 들어간 포드는 이달 5일 앨런 멀럴리 전 보잉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구조조정의 강도와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멀럴리는 유럽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던 보잉이 2001년 9.11 테러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을 때 이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멀럴리는 미국 내 공장 2곳을 폐쇄했고, 3만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으며, 로켓 자회사 등 일부 사업부문도 매각했다.
단, 멀릴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드', '볼보', '링컨', '머큐리', '재규어',' 랜드로버' 등 포드의 브랜드는 회사의 전략적인 자산이므로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4일 포드는 자사의 첫 여성 수석부사장이자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고위직에 오른 몇 안 되는 여성 중 한 명인 앤 스티븐스가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스티븐스는 지난해 10월 포드의 구조조정을 담당할 임원으로 임명됐으나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번 정리해고의 대상이 됐다.
'종업원 바이아웃'이 조기퇴직 조건으로
한편 포드 경영진과 전미자동차노조(UAWU)는 포드에서 일하는 미국인 노조원들 중 7만5000명 이상이 '종업원 바이아웃(employment buyout)' 등을 조건으로 한 사측의 정리해고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AP> 통신이 14일 전했다.
우리나라에 아직 생소한 '종업원 바이아웃'은 사측이 폐쇄하거나 매각할 사업부문을 해당 부문 직원들이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포드 경영진이 최근 노조에 제시한 정리해고안에 따르면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55세 이상의 노동자 중 조기퇴직을 희망한 자는 최저 3만5000달러에서 최고 14만 달러의 바이아웃 자금을 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다. 단, 이 경우 건강보험 혜택은 받을 수 없다.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조기퇴직 희망자는 근속연수 등 각자의 조건에 따라 퇴직금을 받고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포드의 라이벌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도 2009년까지 3만 명의 북미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2007년으로 앞당겨 마무리할 것이라고 지난 6월 발표했다. 당시 제너럴 모터스 경영진은 최고 14만 달러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정리해고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고, 노조원 3분의 1 가량인 3만4000명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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