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주제네바 대표부와 WHO 총회에 참석 중인 한국 대표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종욱 총장은 21일 오후 뇌경막하 혈종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의식을 찾지 못한 채 22일 오전 8시(현지 시간) 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관계자는 제네바 칸톤 병원에서 부인 가라부키 레이코 여사와 동생 이종오 교수가 고인의 임종을 지켜봤으며, WHO가 곧 이 총장의 사망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던 아들은 뒤늦게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서울의 친지들에게 이 총장의 임종이 임박했음을 통보했고, 이 총장의 모교인 서울대의대 동문회가 조문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욱 사무총장은 지난 2003년 7월 WHO 사무총장에 취임한 뒤 WHO 본부가 위치한 제네바에서 직무를 맡아 왔다. 이 총장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거대 국제기구의 선출직 수장에 뽑힌 뒤 지난 3년간 재직하면서 '조류 인플루엔자(AIㆍ조류독감)' 예방 등 질병 퇴치에 앞장서 왔다.
이 총장은 경기도 안양의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돌보던 중 한국을 찾은 동갑내기 일본인 레이코 여사와 만나 결혼한 뒤 1976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태평양의 피지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1983년 서태평양지역사무소의 나병자문관으로 WHO에 첫 발을 내디뎠으며, 그 뒤 WHO 예방백신사업국장, 브룬트란트 사무총장 특별보좌관, 결핵국장 등을 지냈다. 1995년 WHO 예방백신사업국장 시절에는 소아마비를 사실상 박멸하는 성과를 올려 미국의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이 총장에게 '백신의 황제'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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