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주범은 글로벌 불균형이며, 이를 해소하려면 달러화의 가치가 더 떨어져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고유가와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경제는 금융시장의 탄력성과 거시경제 정책의 지속적인 조정에 힘입어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하지만 리스크가 남아 있다"며 '글로벌 불균형'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목했다. 글로벌 불균형이란 미국의 '쌍둥이 적자', 즉 경상수지와 재정수지의 동시 적자를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이 경상수지 흑자와 자본 주입으로 보전해주고 있는 세계경제의 현 상태를 의미한다.
IMF는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주요 국가들의 화폐 가치에 비해 중기적으로 "상당히" 하락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시아 일부 국가들과 석유 생산국들이 자국 화폐가 절상되는 것을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의 이같은 주장은 현재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화폐 가치를 절상하라는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를 지켜본 뒤 다음주 중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경제의 성장세 견고한 편**
세계경제전망(WEO)은 IMF가 매년 4월과 9월, 두 차례 발간하는 보고서로 세계경제의 핵심 쟁점들과 중단기 전망을 담고 있다.
IMF는 이날 발간한 2006년 4월 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2004년에 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와 2005년 미국 남부를 덮친 허리케인 카타리나 등 자연재해의 휴우증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유가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올해 4.9%의 견고한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수치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예측했던 4.3%에서 0.6%포인트 상향조정된 것이다. 세계경제는 작년에도 4.8%라는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세계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7%에서 0.2%포인트 하락한 2.5%로 예측됐고, 실업률도 3.5%로 지난해의 3.7%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국가별로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4%로 작년의 3.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고, 일본은 작년의 2.7%에서 0.1%포인트 높은 2.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들)'은 2%대의 낮은 성장률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유가 및 글로벌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중국 위안화 절상해야**
IMF는 세계경제가 견고한 성장을 지속하는 데 대한 위협요소로 글로벌 불균형 외에 고유가, 조류 인플루엔자, 저금리, 글로벌 과잉유동성 등을 꼽았다. 이밖에 선진국들의 보호주의 정서도 세계경제 성장에 지장이 될 것이라고 IMF는 지적했다.
IMF는 이런 위협요소들이 제거되려면 무엇보다도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석유 생산국들이 자국 화폐를 달러화 가치에 비해 상당히 절상하는 방향으로 환율을 재조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제2의 플라자 합의'를 권고한 것이다.
아울러 IMF는 미국이 소비를 줄이는 대신 저축을 늘려야 하고, 중국은 현재 수준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은 투자를 늘리는 데 주력해야 하고, 유럽 및 일본은 비교역 제품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5.5%로 상향조정**
한편 IMF는 한국의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다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5.0%로 전망했었는데 이번에 0.5%포인트 더 높은 5.5%로 조정했다.
이는 IMF가 분류한 '선진경제 국가'들 가운데 홍콩, 싱가포르, 아이슬란드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4.0%였다. 올해 한국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2.5%, 실업률은 3.5%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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