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규정한 데 대해 홍세화 <한겨레> 시민편집인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홍세화 편집인은 '좌파 신자유주의'에 대해 "말은 '좌파'로 하고 행동은 '신자유주의'로 한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좌우의 변화는 시대에 조응, 어제의 '좌'가 오늘의 '우'로"**
홍세화 편집인은 29일 매주 수요일 〈한겨레〉 독자들에게 발송되는 '홍세화의 수요편지'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좌우'라는 말은 프랑스 대혁명 때 군주제를 유지할 것을 주장한 이들이 오른쪽에,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들이 왼쪽에 모였던 일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좌우'의 역사적 연원부터 짚었다.
홍세화 편집인은 이어 "구체제가 무너진 뒤에 그때까지 구체제에 맞섰던 시민 계급은 무산자 계급과 유산자 계급으로 나뉘어 전자는 사회주의(좌)를 후자는 자유주의(우)를 지향하게 됐다고 거칠게 말할 수 있다"며 "(이처럼) 좌우는 시대의 변화에 조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제 아래 '좌'였던 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와 함께 구체제를 무너뜨렸지만 그러자마자 곧 '우'에 자리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홍세화 편집인은 "(다행스럽게도 철칙은 아니지만) 과거에 스스로 '좌'라고 했던 사람도 일단 권력을 장악하면 '우'에 자리 잡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개 사람은 사회환경의 변화에 조응하면서 스스로 바뀌고, 천천히 바뀌기 때문에 바뀐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그 자체가 어불성설"**
홍세화 편집인은 마지막으로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그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어쩌면 어불성설이라는 점에서 그것이 오늘 우리 사회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씁쓸한 심정을 내비쳤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은 '조금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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