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소비자들의 단체소송이 가능해진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에서 소비자 단체소송 제도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도 통과하게 되면, 2008년부터는 50인 이상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거나 볼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일정한 요건을 갖춘 민간단체가 이들 소비자를 대표해 법원에 사업자의 소비자 권익침해 행위를 중지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 단체소송 제도가 도입되면 그동안 피해를 입어도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웠던 소비자들의 단체행동이 가능해진다. 특히 저질 수입상품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도 개인 소비자로서는 피해액이 작아 소송에 나서기 어려웠으나, 단체소송 제도가 도입되면 이런 경우에 피해를 입은 개인들이 함께 소비자 권익 침해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 이 제도가 도입된 뒤에는 사업자들이 소비자들의 단체소송 제기를 우려해 위법행위를 자제하고 리콜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금전적 손해배상 배제'와 '소송제기 가능 단체 수 제한'은 한계**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되는 제도치고는 한계가 많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은 법원에 사업자의 소비자 권익침해 행위를 중지시켜 달라는 청구만 할 수 있을 뿐 금전적 손해배상은 요구할 수 없다.
또 소비자들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단체의 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도 있다. 21일 가결된 개정안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단체의 요건으로 '회원 수가 5000명 이상인 단체, 중앙행정기관에 등록된 단체, 정관에 소비자 보호업무를 명시하고 3년 이상 활동실적이 있는 단체'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이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민간단체는 한국소비자연맹 등 145개다.
당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정안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단체가 7개의 소비자단체로 한정돼 있었으나, 재경위 금융소위에서 소송제기 단체의 요건이 '정관에 소비자 보호업무가 표시되고 회원 수가 1000명 이상인 민간단체'로 완화됨으로써 1133개의 단체가 소송제기 자격을 가질 것으로 한때 예상됐었다.
그러나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가 "소비자 단체소송이 남발되면 기업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고 경영활동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며 반발해 소송제기 가능 단체의 요건이 다시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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