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배용준이 코스닥 등록 기업의 최대주주가 된다.
20일 배용준 씨의 소속사인 BOF, 배 씨가 소속된 일본 회사로 콘텐츠 투자 및 유통 기업인 인터랙티브미이어믹스(IMX), 정보기술(IT) 기업인 소프트뱅크코리아는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배용준 씨, IMX, 소프트뱅크코리아 등이 3월 8일로 예정된 오토윈테크의 유상증자에 13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등록기업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문화콘텐츠 및 미디어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오토윈테크는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18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배용준 씨가 90억 원을 투자해 35.5%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되고, 소프트뱅크코리아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30억 원(12.6%), IMX가 10억 원(4.2%)을 각각 투자한다.
소프트뱅크코리아의 문규학 사장은 "오토윈테크의 경영권을 인수해 오토윈테크의 기존 사업인 IT 소프트웨어 사업을 완전히 접고 문화 콘텐츠를 제작·유통·보급하는 전 과정을 담당하는 아시아 최고의 미디어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회사명도 '키이스트(Key East, 가칭)'로 바꿀 것"이라며 "앞으로 문화 콘텐츠의 생산은 배용준 씨의 소속사인 BOF가, 유통은 IMX가, 보급은 소프트뱅크가 각각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은 또 "이번 사업은 배용준 씨가 제안했다"며 "배 씨가 최대 지분을 가지게 되지만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최근 장외 연예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우회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진입한 후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데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투자가 우회상장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우회상장이란 장외기업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 심사나 공모주 청약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상장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한류 열풍과 국산영화 대박 등으로 문화콘텐츠 사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장외 연예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코스닥 등록 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우회상장을 하거나 그 반대로 코스닥 등록 기업이 연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06년 1월까지 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만 16개다. 또 드라마 제작업체인 김종학 프로덕션이나 가수 박진영이 대표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 등도 올해 안에 우회상장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떠돌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 중에는 연예인의 이름 값으로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있거나 미래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 사장은 "오토윈테크는 자본잠식으로 코스닥에서 매매가 정지됐다"며 "우리가 엔터테인먼트 테마를 이용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오토윈테크를 골랐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오토윈테크의 경우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린 주식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BOF의 배성웅 대표도 "이것은 우회상장이 아니라 코스닥 등록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며 "(우회상장에 대한) 오해를 받기 싫어 향후 2년 간 스스로 매매제한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단기간에 주가를 띄워 이익을 얻은 후 시장에서 빠지는 이른바 '리버스 머지(reverse merge)'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국내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들의 우회상장이 주가상승의 호재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우회상장이 아니라 일반적인 투자'임을 강조하는 배용준 씨의 이번 투자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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