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가 진중권 교수가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해 근거 없는 추측과 음모론을 부추긴 시사 프로그램을 내보낸 KBS를 강하게 비판해 주목된다.
***"KBS, DBS로 개명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교수는 18일 SBS 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서 지난 17일 방송된 KBS TV 〈생방송 시사중심〉에 대해서 "황 교수의 지지자들이 인터넷에 유포하는 음모론을 사실인 양 전제하고 별 검증 없이 그대로 공중파로 날렸다"며 "한 마디로 전문가의 검증 없이 인터넷에 떠도는 '동네수첩'을 여과 없이 공중파로 내보내는 방송 사고를 낸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사실(fact)에 대한 맹신'에 빠진 언론의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담당 PD의 언급대로 방송 전체를 새로 확인된 사실 하나도 없이 무성한 추측과 자신의 주관만으로 다 채웠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더 나아가 "전국 범위의 방송사에서 '동네수첩'이나 내보내려면 그 격조에 어울리게 이름을 DBS 즉 '동네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으로 개명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동네수첩'은 황 교수의 지지자들이 〈PD수첩〉을 패러디해 자신들의 각종 주장을 짜깁기해 인터넷에 유포하고 있는 동영상이다.
진 교수의 지적대로 이 프로그램의 담당 전용길 PD는 방송 중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는 섀튼 교수에 대한 조사를 우리나라보다 빨리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반해,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벌써 황 교수 연구에 대한 결론을 내려버렸다"며 "현명하지 못한 안타까운 태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언론들 이러다 '황우석 방송국' 되겠다"**
진중권 교수는 황 교수가 박종혁 연구원과 나눈 전화 통화 녹취록을 언론이 '여과 없이'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그 통화가 어떤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내용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것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며 "이렇게 '청부 보도'나 하다가는 우리 언론들이 HBS, 즉 '황우석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한편 KBS 〈생방송 시사중심〉에 대해 과학계는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누리꾼들로부터는 "용기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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