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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조사위원회 "줄기세포는 없었다" 최종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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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서울대 조사위원회 "줄기세포는 없었다" 최종결론

"'독보적 기술' 인정할 수 없어"…스너피만 '진짜'

'난치병 환자'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가 완전히 '가짜'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황 교수는 존재하지 않은 줄기세포를 존재하는 것처럼 가장해 2004년, 2005년 논문을 완전히 '조작'했다.

***"줄기세포는 없었다"**

정명희 서울대 조사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황우석 교수팀은 2005년 논문에서 주장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뿐 아니라, 2005년 논문의 기반이 되는 2004년 논문의 체세포 핵 이식을 통해 만든 복제 배아에서 추출했다던 줄기세포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명희 위원장은 "존재하지 않은 줄기세포를 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해 2004년, 2005년 논문을 쓴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과학계와 일반 대중을 모두 기만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논문 조작과 그 은폐에 관여한 연구자들에 대한 학계의 처분은 이미 드러난 조작 사실만으로도 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명희 위원장은 "(논문 조작·은폐에 관여한) 이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 이미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여러 연구자들이 있고 그들의 줄기세포 연구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이 우리나라 과학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잘못을 수정하고 더 견고한 연구를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오류를 지적해 (황 교수 논문에 대한) 조사를 촉발시킨 젊은 과학자들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005년 12월 15일부터 2006년 1월 9일까지 이뤄졌다. 조사위원으로는 정 위원장을 포함, 정진호 서울대 의대 교수 겸 연구부학장, 오우택 서울대 약대 교수, 이인원 서울대 농생대 교수, 이용성 한양대 의대 교수, 박은정 서울대 법대 교수, 정인권 연세대 이과대 교수, 김홍희 서울대 치대 교수 등 총 8명이 참여했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없다**

이번 조사위원회는 우선 지난 12월 23일 밝힌 2005년 논문 조작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애초 존재하지 않은 사실을 밝혔다.

정명희 위원장은 "2005년 논문의 경우 2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11개 줄기세포의 데이터를 만들어냈고, 그 2개의 줄기세포도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들어진 게 아닌 수정란 줄기세포였다는 사실은 이미 보고했다"며 "덧붙여 논문 제출 후에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줄기세포들도 전부 수정란 줄기세포들임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정명희 위원장은 "결론적으로 황 교수팀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그것을 만들었다는 어떤 과학적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체세포 핵 이식 복제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도 없다**

이어서 정명희 위원장은 2004년 논문에서 확립됐다던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든 줄기세포도 애초 존재하지 않은 사실을 밝혔다.

정명희 위원장은 "검증을 위해 황 교수팀이 동결 또는 배양 상태로 보관 중인 줄기세포 20개, 특허 출원을 위해 한국세포주은행에 기탁된 것, 서울대학교 문신용 교수 연구실과 미즈메디병원에 보관 중인 각각 1개 등 총 23개의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분석을 3개 연구기관에 의뢰해 똑같은 결과를 얻었다"며 "분석 결과 세포주은행, 문신용 교수 연구실, 미즈메디병원이 보관 중인 것과 황 교수팀이 보관 중인 줄기세포 중 9개의 결과가 일치했다(나머지 11개는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 5번과 일치)"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하지만 이 결과는 논문에 보고된 DNA 지문과 전혀 달랐다"고 밝혔다.

또 정 위원장은 "황 교수팀이 공여자라고 알려준 A씨의 혈액에서 얻은 DNA 지문은 논문과는 일치하나 1번 줄기세포와는 달랐다"며 "따라서 1번 줄기세포는 논문에 제시된 공여자의 체세포 핵치환으로 만들어진 줄기세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하지만 황 교수팀은 2004년 논문에 1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이 공여자 A와 일치한다고 보고했다"며 "결국 2004년 논문도 줄기세포와 DNA 지문분석 결과를 비롯한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2004년 줄기세포는 '처녀생식'에 의해 확립된 것**

한편 2004년 논문과 관련해 정명희 위원장은 "이 줄기세포는 논문에 제시된 공여자와 비슷한 시기에 난자를 제공한 다른 한 사람(공여자 B)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엄밀한 검증 과정 끝에 '처녀생식'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4년 논문에서 확립한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이라는 것을 밝힌 것은 이번 조사위원회 활동의 과학적 업적"이라며 "황 교수가 사전에 '처녀생식'인지를 알면서도 논문을 제출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스너피는 모체(타이)의 복제 개**

정명희 위원장은 "2005년 〈네이처〉에 발표된 복제 개 스너피의 경우에는 DNA 지문분석 결과 체세포를 제공한 타이의 복제 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너피, 타이, 대리모 개에서 혈액을 채취하고 난자 제공견의 체세포 조직을 얻어 3개 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DNA 지문분석 및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 분석 결과가 일치해 복제됐음이 확인됐다는 것.

***3년간 129명으로부터 2061개 난자 채취 해 사용**

정명희 위원장은 "2002년 11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3년간 4개 병원에서 129명으로부터 2061개의 난자가 채취돼 황 교수팀에 제공됐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2004년, 2005년 논문을 위한 연구의 개시일과 기록이 불충분해 각 논문을 위해 몇 개의 난자가 제공됐는지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2005년 논문의 경우 2004년 9월 17일부터 2005년 2월 7일 사이에 적어도 273개의 난자가 쓰였기 때문에 185개의 난자를 썼다고 논문에 보고한 것은 '거짓'"이라고 설명했다.

***황우석이 직접 연구원과 동행해 연구원 난자 채취해**

정명희 위원장은 "2004년 논문과 관련해 황 교수는 연구원 난자 제공 사실을 몰랐었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황 교수가 연구원 난자 제공을 승인한 뒤 2003년 3월 10일 직접 동행해 미즈메디병원에서 노성일 원장의 시술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연구원의 진술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공개했다.

정 위원장은 "2003년 5월에도 황 교수팀은 당시 여성 연구원들에게 난자 기증 의향을 묻는 서식을 나눠주고 서명을 받았다"며 "이 사실은 8명의 전현직 연구원의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동물 복제 기술 외에는 '독보적 기술' 없어**

한편 정명희 위원장은 이른바 '원천 기술' 논란과 관련해서도 조사위원회의 과학적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정 위원장은 "돼지와 소 등 동물 난자를 이용한 핵 이식은 국내외적으로 황 교수팀이 가장 활발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며 "최근 개의 복제에 성공한 것 등을 감안하면 핵 이식된 난자를 이용해 동물을 복제하는 기술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사람의 난자에 핵 이식을 하는 기술 중 '쥐어짜기'에 의한 탈핵 방법은 효율성은 높으나 이미 동물 난자에는 오랫동안 사용된 기술로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고 이른바 '젓가락 기술'의 독창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서 정 위원장은 "핵 이식의 다음 단계인 배반포 형성의 경우 황 교수팀의 기록에 따르면 약 10% 정도로 성공한 것으로 돼 있다"며 "하지만 일부 확인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태가 양호하지 않는 것들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이 기술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연구실들이 있어서 더 이상 독보적이라고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황 교수팀에게서 줄기세포를 확립했다고 판정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줄기세포를 확립했다고 판정하기 위해서는 테라토마 형성, 배아체에서의 분화 능력 등이 입증돼야 하는데 황 교수팀에서는 이를 입증하는 실험을 수행한 기록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바꿔치기' 주장 납득할 수 없어**

한편 정명희 위원장은 '바꿔치기' 주장에 대해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위원장은 "바꿔치기할 실체(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등)가 없는데 무엇을 무엇으로 바꿔치기했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아무리 바꿔치기를 주장한다 하더라도 현재 가지고 있는 처녀생식 1번 줄기세포의 존재와 그 DNA 지문분석 결과를 조작한 사실은 덮을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정 위원장은 "논문 조작이 구체적으로 누가 얼마만큼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남은 의혹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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