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귀국이 계속 미뤄지면서 그의 귀국시점에 대한 여러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일반 국민들은 물론 삼성의 임직원들 사이에도 그의 장기간 부재에 대한 우려 또는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일부 언론에서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이건희 회장이 7일께 귀국할 것 같다"고 보도했으나, 〈프레시안〉에서 삼성 측에 확인해본 결과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런 식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터뜨리며 "이건희 회장이 언제 귀국하실지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인 X파일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해 9월 신병치료를 이유로 출국해 4개월 가량 미국에 머물고 있다. 그 사이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D) 편법증여 사건 수사,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 처리 등 삼성과 관련된 문제들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면서 이 회장이 언제 귀국할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이 회장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계속 귀국을 미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의 귀국에 관한 미확인 정보들이 거듭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에도 한 언론사가 "이 회장은 연내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으나 오보였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 12월 29일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이 회장에게 귀국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회장의 귀국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이 회장의 귀국에 관한 루머들이 항간에 퍼져나가고 있는데도 이 회장 쪽에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삼성그룹 내부에서조차 "이 회장이 운신을 못할 정도로 병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가고 있다.
몇몇 임직원들은 "이 회장의 미국 체류가 장기화되면서 그룹 경영상의 모든 정보소통과 의사결정이 수시로 이 회장을 만나러 미국을 들락거리는 이학수 부회장이라는 단일 창구를 통해 이뤄지는 바람에 조직 전체가 원활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또 삼성 안팎에서 "삼성에버랜드 CD 불법증여 문제나 금산법 개정안 문제 등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이건희 회장은 절대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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