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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줄기세포'는 '가짜'인가 '실수'인가?

〈프레시안〉이 단독입수한 〈PD수첩〉 DNA 분석결과

MBC가 '취재윤리 위반'을 이유로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관련 〈PD수첩〉취재내용의 보도를 유보 함에 따라 〈사이언스〉논문에 실린 줄기세포의 진위 규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프레시안〉은 6일 〈사이언스〉에 발표된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등장하는 2번 줄기세포와 관련해 MBC 〈PD수첩〉측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DNA 지문분석' 결과가 담긴 자료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단독 입수했다.

이 자료는 황 교수 논문의 진위 논란을 정리하는 데에 하나의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이며, 〈PD수첩〉의 후속보도 유보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공개될 수밖에 없는 정보이기 때문에 〈프레시안〉은 이 자료의 내용을 그대로 소개한다.

***〈PD수첩〉분석결과, 〈사이언스〉논문 및 머리카락 모근세포와 확연히 달라**

이 〈PD수첩〉 팀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황 교수 팀이 '동일인의 것'이라는 전제 아래 환자의 머리카락 모근세포와 2번 줄기세포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자의 DNA 지문분석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황 교수의 연구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 해당 환자의 체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연구의 신빙성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이같은 문제점은 황 교수의 논문에 첨부된 2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결과와 〈PD수첩〉의 DNA 지문분석 결과를 정리한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에 문제가 없었다면 대립 유전자의 크기를 표시하는 4개 열의 숫자들이 순서대로 모두 정확히 일치해야 하지만, 세 열의 숫자는 완전히 일치하지만 한 열은 완전히 다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표에서 앞의 두 열은 황 교수의 〈사이언스〉논문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 환자의 체세포와 그 체세포의 핵 이식을 통해 만든 복제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결과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뒤의 두 열은 〈PD수첩〉의 DNA 지문분석 결과다. 이들이 황 교수팀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은 환자의 머리카락 모근세포를 분석한 결과를 나타낸 3번째 열도 〈사이언스〉에 실린 분석 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하지만 〈PD수첩〉이 역시 황 교수팀으로부터 건네받은 줄기세포의 DNA 지문을 분석한 결과인 4번째 열의 숫자는 다른 세 열과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표 1〉

이같은 내용은 문제가 된 '2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결과를 그래프로 비교한 〈그림 1〉에서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가운데 가장 위의 그래프는 유전자의 위치와 크기를 표시하는 기준(STR 마커)이고, 두번째 그래프는 황 교수의 〈사이언스〉논문에 첨부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 그래프는 이번엔 〈PD수첩〉이 황 교수팀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환자의 머리카락 체세포의 DNA 지문이며, 마지막 네번째 그래프가 문제의 2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이다. 〈PD수첩〉이 지문 분석에 사용한 이 기준(STR 마커)은 황 교수의 논문에 적용된 것과 동일하다.

성별을 구분하는 ①번은 문제의 체세포 및 줄기세포의 주인공이 모두 남성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분석결과가 일치한다. 그러나 ②번부터는 상당히 다르다.

〈사이언스〉 논문과 환자의 머리카락에서는 각각 동일한 13번 자리에 피크가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분석대상이 된 문제의 2번 줄기세포에서는 11번 자리에 피크가 위치해 있다.

③번을 살펴보면 이런 차이가 좀더 명확해진다. 〈사이언스〉 논문과 환자의 머리카락은 각각 23번, 24번 자리에 피크가 위치해 있지만, 문제의 줄기세포에서는 18번, 20번 자리에 피크가 위치해 있다. 이런 차이는 DNA 지문 분석 결과 전체에 걸쳐서 관찰된다(아래에 첨부한 그림 참조).

***〈PD수첩〉분석이 맞아도 황 교수 업적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이런 지문분석 결과는 문제의 2번 줄기세포가 원천적으로 환자의 체세포에서 배양된 것이 아닌 '가짜 줄기세포'였거나, 황우석 교수가 〈PD수첩〉에 제공한 줄기세포가 원래의 2번 줄기세포가 아닌 다른 줄기세포였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황 교수가 원래의 2번 줄기세포가 아닌 다른 줄기세포를 '실수'로 〈PD수첩〉팀에 건네주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레시안〉이 이 2번 줄기세포의 분석내용을 〈사이언스〉 논문에 수록된 11개 줄기세포 지문 가운데 2번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내용과 비교해보아도 일치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최소한 문제의 줄기세포가 논문의 연구대상이 되었던 다른 줄기세포였을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물론 이 2번 줄기세포가 '가짜'임을 시사하는 〈PD수첩〉의 분석 결과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나머지 10개의 줄기세포들을 추출한 것이 사실이라면 황 교수의 업적이 근본적으로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번 줄기세포는 연구대상이었던 11개의 줄기세포 가운데 '최초'로 추출된 '환자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로 알려져 있다. 이 2번 줄기세포에 어떤 식으로든 '조작'이 끼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나머지 줄기세포들에 대해서도 역시 '검증'이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동안 황우석 교수팀은 이같은 〈PD수첩〉의 DNA 지문분석 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반론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황 교수 측의 반론에 대해 다시 의문을 제기하는 생명과학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 예로 황 교수 팀의 강성근 교수는 "〈PD수첩〉이 고정 시약으로 트리졸 대신 파라포름알데히드(농도 4%)를 사용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여러 차례 말했고, 이런 그의 발언은 언론을 통해 비중 있게 보도됐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트리졸에 비해 파라포름알데히드가 시약으로서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파라포름알데히드를 쓰는 것이 DNA 지문 분석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 한다는 것이다.

***공신력 있는 검증 통해 진위 분명히 가려야**

이같은 〈PD수첩〉의 DNA 검사자료는 황 교수팀이 논문에 사용한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에 관한 논란을 그냥 덮어버리고 갈 수는 없으며 보다 공신력 있는 기관 또는 단체에서 이를 검증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이 자료를 〈프레시안〉과 함께 살펴본 생명과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래에 참고로 제시한 그림은 위에 보여준 〈그림 1〉과 그래프의 배열 순서가 다르다. 가장 위의 그래프는 2번 줄기세포에 대한 〈PD수첩〉의 DNA 지문분석 결과이고, 가운데 그래프는 〈사이언스〉에 보고된 DNA 지문 분석 결과이며, 맨 마지막 그래프는 환자 머리카락의 DNA 지문 분석 결과다. 맨 위 그래프와 가운데 그래프 상단의 기준(STR 마커)은 〈PD수첩〉의 DNA 지문분석이 황우석 교수가 〈사이언스〉에 보고한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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