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들어 9월까지 거둔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막대한 당기순이익은 공적자금 투입 덕분에 영업외 손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지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들어 9월까지 국내 19개 은행 순이익, 지난해보다 85.3% 급증**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05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말까지 19개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3%(4조8421억 원)나 증가한 10조5214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이처럼 대폭적으로 증가한 원인은 IMF 이후 공적자금 투입으로 신용카드 및 기업부문 부실여신 발생이 줄어 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한 데 있다. 또 은행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며 유가증권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영업외 이익이 증가한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충당금 전입액은 올들어 9월말까지 3조335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조8704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외 이익은 2조44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억 원 영업외 손실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
9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순이익의 대규모 증가에 따라 지난해 말보다 0.75%포인트 상승한 평균 12.83%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은행들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00년 말 10.59%에서 2001년 말 11.68%, 2002년 말 11.33%, 2003년 말 11.16%, 2004년 말 12.08% 등으로 크게 개선돼왔다.
***이자 이외의 이익은 26.7%나 감소**
반면 은행의 영업성과 지표인 총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은 1.6%(3749억 원) 감소했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이자이익은 20조54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0% 증가하는 데 그치고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 이익은 3조2200억 원으로 26.7%(1조1728억 원)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16조872억 원으로 7.3% 증가에 그쳤다.
금감원은 "2001년 이후 국내 은행들의 구조적 이익증가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향후 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라며 "은행들이 지속적,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자기자본 확충과 경영혁신,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나서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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