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개최될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의에서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윤리 문제를 놓고 제기된 갖가지 의혹에 대해 정부가 조사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녹색연합, 시민과학센터, 참여연대, 한국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생명공학감시연대는 2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독자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의 난자기증 사전에 몰랐다는 것 이해하기 힘들어"**
이 단체는 "특히 여성 연구원의 자발성 여부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여성 연구원들이 난자를 자발적으로 제공했다'는 황우석 교수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여성 연구원들은 난자를 제공하기 전에 황우석 교수와 수 차례 상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전에 상의를 했고 난자기증 과정에서 수시로 병원에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도교수가 <네이처> 보도 이후에야 확인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석ㆍ박사 과정 학생의 경우 교수와 학생의 특수한 관계 외에도 졸업시기, 논문저자 포함 등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어 자발성 여부는 조사돼야 한다"며 "실제로 난자를 제공한 이 두 연구원은 난자제공 후 논문에 공동저자로 포함됐으며 그 뒤에는 각각 모 대학 교수와 섀튼 교수의 연구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150만 원은 'DNA뱅크' 난자 매매 대가와 동일"**
이 단체는 "난자 출처를 둘러싼 이번 문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정부가 취한 유일한 조치는 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위원회(IRB)의 조사 결과를 대신 발표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 IRB 조사만으로는 논란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수의대 IRB는 황우석 교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객관성을 의심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수의대 IRB에는 황 교수의 동료 수의대 교수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데다 위원 명단에 황 교수 연구에 이해관계가 있는 목사가 포함돼 있는 등 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이 <프레시안> 보도로 이미 알려졌다.
이 단체는 또 "난자 제공자에게 주어진 150만 원은 난자 매매 전문 중개업체 'DAN뱅크'가 2000년부터 난자를 매매하고 받아 온 대가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더구나 난자를 제공한 여성이 스스로 경제적 이유로 난자를 팔았다고 증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비 지급이라고 표현한 것은 서울대 IRB의 조사기관으로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근거"라고 지적했다.
***"국내 교수-학생 관계 염두에 두면 '헬싱키 선언' 더 엄격히 적용돼야"**
이 단체는 "'윤리 문제가 없다'는 서울대 수의대 IRB의 결론은 또 다른 사실왜곡"이라며 "그 근거로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들이대는 것은 궤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우리나라의 불평등한 교수-학생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 선언은 더욱 더 엄정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마지막으로 "독립적으로 구성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산하의 조사위원회가 이번 사안을 둘러싼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만약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이 문제를 성급히 덮거나 결과가 분명한 표결처리를 강행한다면 '법률에 규정된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는 21명의 위원 중 3분의 2를 정부ㆍ과학계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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