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이언스>가 황우석 교수의 2004년 기고 논문에 대해서 "취소 결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 표명은 한국시간으로 21일 낮 '난자 매매' 사실을 시인한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까지만 확인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연구원 난자 채취' 등의 진척된 사실(22일)과 이에 대한 황 교수의 대응(23일)까지 확인할 경우 '논문 취소'와 같은 강도높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이언스> "현재까지는 논문 '취소' 고려하지 않아"**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은 22일 노성일 이사장이 매매된 난자를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공급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사이언스>의 이번 사안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사이언스>의 도널드 케이건 책임 편집인은 21일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황우석이) <사이언스>에 제출한 난자 구입에 대한 서면 각서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논문은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건 편집인은 "<사이언스> 논문의 내용이 잘못됐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논문 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이언스>의 입장은 일단 황우석 교수가 매매된 난자를 사용한 것만으로 논문 '취소'라는 강경한 조치는 없을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과학계에서는 황 교수의 윤리 문제를 제기할 경우 자국의 줄기세포 연구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비판의 '수위'를 조절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이언스>의 입장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연구원 난자 채취' 인정한 순간 파장 걷잡을 수 없어**
하지만 며칠 뒤로 예정된 기자 회견에서 황우석 교수가 연구원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해 연구에 이용한 사실을 공식 인정할 경우 파장은 또 다를 가능성이 크다. 과학계에서는 연구원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해 연구에 이용하는 것을 훨씬 더 비도덕적인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이언스> 역시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논문의 윤리 문제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는 과학계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사이언스>가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황 교수에 대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관측이다.
더구나 이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가 이 일을 빌미 삼아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제기를 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지난 주 <네이처>가 쏟아낸 강경한 입장은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 경우 <사이언스>가 마냥 '황우석 감싸기'에 나서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이다.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고 불행히도 세계 과학계의 '처분'밖에 기다릴 수 없는 현실이다. MBC <PD수첩> 보도가 나간 후 황우석 교수가 어떤 '카드'로 세계 과학계를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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