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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족, '생태 복원'으로 눈 돌려야 공멸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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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족, '생태 복원'으로 눈 돌려야 공멸 안 한다"

용인시 대지산 '생태 복원' 대상…'토건 패러다임' 전환 필요

택지개발지구로 개발되면서 산림이 크게 훼손됐던 경기도 용인시 대지산 생태계가 완벽하게 복원된 것으로 평가됐다.

***용인시 대지산, '시민의 힘'으로 복원**

한국산지보전협회(회장 김성훈)는 산림청, 농림부와 공동 주최한 제1회 전국 우수 산림생태 복원지 선정대회에서 '용인시 대지산'에 대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녹지 20여만㎡ 규모의 대지산은 지난 1998년 10월 용인 죽전 지역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가 '나무 위 시위'와 '땅 한 평 사기 운동' 등의 주민 노력이 원동력이 돼 다시 생태계가 복원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용인시가 (주)현우그린에 맡겨 진행된 대지산 복원 사업지역은 도로 개설에 따른 급경사 절개지가 많고 암반으로 뒤덮인 난공사 구간이었다. 하지만 퇴비와 주변 토양을 사용해 자연에 가까운 식생 구조를 복원하고 주변 임상과 유사한 자생초본이나 목본종자를 심는 등의 노력을 통해 원래 모습에 가깝게 성공적으로 복원됐다.

***'생태 복원' 본보기…'태안 해안사구' 등은 우수상**

이번 대지산 복원은 독일 등에서 일반화된 '생태 복원'의 한 본보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용인 대지산은 개발로 훼손된 녹지를 어떻게 복원해야 할지 한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라며 "특히 자연을 훼손하는 데 관심을 쏟기 마련인 토건업의 주류에서 탈피해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데 토건업이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시공사의 모습은 국내 토건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훼손 위기에 처한 해안림 보호에 자연을 이용한 새로운 공법을 적용한 '태안 해안사구'와 태풍 루사에 따른 산사태 피해 지역에 대해 초기 토양 안정에 집중한 빠른 시공법을 선보인 '강릉 루사 수해지'가 대지산에 이어 우수상 수상지로 선정됐다.

<상자기사 시작>

***"토건업, '생태 복원'으로 방향 바꿔야 한다"**

대지산 복원에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생태 복원'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시공사 (주)현우그린의 공이 컸다. 다음은 남상준 대표와의 일문일답.

프레시안 : 축하한다. 대지산 복원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무엇인가?

남상준 : 토양을 복원하는 데에 가장 중점을 뒀다. 지형에 따라 토양이 다르고 토양에 따라 식생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최대한 대지산 원래 토양을 복원하는 데 신경을 썼다. 토양이 제대로 복원되면 자연스럽게 식생 등 자연 생태계 복원도 손쉬울 것이라 판단했다.

프레시안 : 복원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남상준 : '생태 복원'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개발 관행에 젖어 있다 보니 관계기관을 설득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당장 예산을 따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생태 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개발 중심의 인식을 전환해 나가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 될 것 같다.

프레시안 : 보통 토건업은 '개발의 선봉'으로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주범으로 인식돼 왔다. 독일에서는 무분별하게 만들어진 골프장을 다시 복원하는 등 '생태 복원'이 토건업의 대안으로 제시돼 왔다.

남상준 : 원래 나는 조경 전문가인데 '생태 복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우리가 자연을 훼손해 온 만큼 다시 복원하려는 필요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기존의 개발ㆍ훼손의 '주범'으로 인식돼 온 토건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생태 복원' 쪽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제도적으로 '생태 복원업'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 개발만큼이나 복원이 중요하다는 사회 전반의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프레시안 : 이번 대지산 복원에 비춰 봤을 때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사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남상준 : 역사ㆍ문화적 공간을 복원했다는 점이나 환경 교육의 장을 서울 한복판에 만들었다는 점은 아주 긍정적이다. 하지만 생태ㆍ환경의 측면에서 보자면 한계가 아주 많다. 하천은 기본적으로 물이 흐르는 공간이다. 이 때문에 하천을 복원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물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청계천은 통수를 가장 우선에 두고 복원을 하다 보니 이 가장 중요한 '자연스러운 물의 흐름'을 복원하는 것을 포기했다. 물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니 당연하게도 하천 생태계가 인위적으로 조성될 수밖에 없었다. 청계천이 '살아 있는 하천'이 되려면 이 지점에 주목해서 제대로 된 '생태 복원'을 하는 게 필요하다.

프레시안 : '생태 복원'을 우리나라에서 거의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어디에 주력할 생각인가?

남상준 : 우리나라는 산지가 67%를 차지하고 있다. 또 앞으로도 도로를 닦느라 산지를 훼손하는 일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도로는 계속 생기고 또 흉물스럽게 방치된 도로도 전국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앞으로 도로를 닦을 때 자연 환경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 이미 도로 공사로 훼손된 자연을 다시 복원하는 일도 중요하다. 특별히 산지의 '생태 복원'에 중점을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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